[뉴스토마토 고경록기자] # 30대 직장인 이정현(가명)씨는 살면서 흔한 알레르기 하나 없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피부 가려움증이 잘 낫지 않고, 나았다가도 계속 재발을 거듭할 무렵 이 씨는 이것이 아토피 피부염이라는 것을 알았다. 늦게 찾아온 아토피는 온 몸에 열을 동반했으며 가려움도 밤잠을 설치게 만들 정도로 극심했다. 지나치게 긁어 이불에 피가 묻을 정도였다.
과거에는 어릴 때 아토피 피부염을 앓은 사람들 중 일부가 성인아토피로 이어진다는 게 정설이었지만 최근에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성인 아토피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손상현 프리허그한의원 창원점 원장은 "유·소아 아토피가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이 외부 자극에 쉽게 반응해 발생하는 것이라면 성인의 경우 스트레스와 식습관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손 원장에 따르면 "패스트푸드와 같은 고열량 고지방 음식을 과다 섭취하면 소장의 기능을 떨어뜨려 소화기능을 비효율적으로 만들고 과잉 열을 생성해 독소 유입을 증가시키며, 스트레스는 심박수를 증가시키고 이 과정에서 순환기능이 저하되고 체내 과잉 열이 생산되는데, 이 두 가지가 장기화 됐을 때 성인 아토피가 유발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성인아토피 증상은 소아아토피와 달리 주로 눈과 입 주변, 목, 귀 등 타인이 쉽게 볼 수 있는 얼굴에 집중 돼 환자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환자들 중에는 대인기피증이 생겨 학업을 중단하거나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도 있어 더 주의 깊은 관리와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근원 치료를 중시하는 한방에서는 아토피치료를 위해 청열해독, 소염해독, 체질 및 장부개선, 피부회복 등의 단계별로 치료를 접근하고 있다. 각 단계에서는 열 진정, 염증 개선, 심폐기능 및 해독기능 개선, 남은 피부증상 치료가 이뤄진다.
그동안 성인들은 유, 소아보다 규칙적인 생활관리가 지속되지 않아 치료가 어려워 중간에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에 최근 한의원 개원가에서는 이러한 성인 환자들의 불편사항을 받아 생활 개선의 마지막 단계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추세다.
성인아토피 관리를 위해서는 첫째로 식습관을 개선해야한다. 단순히 음식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의 조절력을 회복해 면역력을 높이는 것에 목적을 둬야 한다.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해 평생 음식을 자유롭게 먹지 못한다는 우울한 생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또한 50번씩 꼭꼭 씹어먹기, 소식하기, 8시 이후 야식 금지 이 세가지는 꼭 지키며 식단노트를 작성해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로 자기만의 스트레스해소법을 만들어야 한다. 스트레스를 과식과 폭식, 음주 등으로 풀게 되면 심폐와 장 기능을 함께 떨어트릴 수 있는 최악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떨어트리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이므로 노래나 명상, 여행 등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
손 원장은 "아토피 피부염은 단순 피부 질환을 너머 삶의 질까지 영향을 미친다"며 "증상이 생겼을 때만 치료하기보다는 균형 잡힌 생활을 통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고경록 기자 gr764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