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판식' 특검, 정유라 체포영장…국민연금·복지부 등 압수수색(종합)

" 독일 검찰에 정씨 소재지·통화기록 등 관해 수사 공조 요청"

입력 : 2016-12-21 오후 1:25:06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현판식을 열고 정식 수사 개시를 선언한 동시에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10곳 이상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별검사보는 21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정씨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독일 검찰에 정씨의 소재지 확인, 수사기록 및 거래·통화내용 수집, 독일 현지 재산 동결 등에 대해 수사 공조를 요청하고 강제 소환을 위한 여권 무효화 조치에도 착수했다"라고 밝혔다. 현재 독일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정씨는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 특검보는 정씨의 소재지를 파악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소재지 파악 여부에 대해서는 말하기 곤란하지만, 현재 추적하고 있다. 아직 독일 검찰에서 답변이 오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독일 검찰로 보내면 그쪽에서 독일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한다. 그 뒤 영장을 가지고 정씨를 체포한 뒤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시키면 저희가 공항에서 체포해 조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여권 무효화 조치를 취하면 독일에서 추방당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특검은 최씨의 삼성에 대한 제3자 뇌물공여와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대가 관계 조사, 국민연금의 배임증거 확보를 위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비롯해 정부세종청사 내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 일부 임직원 주거지와 사무실 등 10곳 이상을 압수수색했다. 특검에 앞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미 지난달 23일 국민연금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은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도 열지 않고 직접 찬성표를 던져 특혜 논란을 낳았다. 국민연금의 찬성으로 이뤄진 두 회사 합병은 이후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에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이 특검보는 "특수본이 앞서 압수수색한 부분은 충분히 검토했다. 보충적인 차원에서 이번에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강도 높은 압수수색을 진행한 특검은 이번주 이내로 직접적인 참고인 소환 절차에 돌입할 방침이다. 이 특검보는 이번주 내로 조사받으러 올 사람이 있느냐는 물음에 "현재 결정된 바 없지만, 일부 올 수도 있을 거 같다"라고 답했다. 또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와 의견 나눴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일부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아나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없다"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9시 특검 사무실 18층에서 박 특검을 비롯해 박충근·이용복·양재식·이규철 특검보, 윤석열 수사팀장, 어방용 수사지원단장, 조창희 사무국장이 참석한 가운데 현판식을 열고 공식적으로 수사 시작을 알렸다. 박 특검이 지난 1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이후 20일의 준비 기간을 꼬박 채운 특검은 이제 70일(최대 100일)간 수사 체계에 접어들었다. 박 특검은 현판식에서 "저희는 국민의 뜻을 잘 읽고 법과 원칙에 따라서 한쪽에 치우침이 없이 올바른 수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관계자들이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연 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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