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와 경유 판매가격이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감산에 합의한 데 이어 러시아 등 비OPEC까지 원유감산에 합의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거듭한 데 따른 것이다.
2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1일 기준 휘발유 가격은 전날 보다 리터당 1.75원 오른 1466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기록된 주유소 휘발유 가격 중 최고치로, 연중 최저가격인 지난 3월6일(1339.69원)과 비교하면 리터당 126.31원 올랐다.
이날 경유 가격도 1.67원 오른 리터당 1260.81원을 기록해 최저치(1087.61원)와 173.2원 비싸졌다. 기름값이 가장 비싼 서울의 기준 평균 휘발유 가격은 이미 리터당 1500원을 넘긴 1575.9원을 돌파했다.
정유업계는 국제유가 상승 기조로 당분간 이같은 국내 기름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초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주유소들이 저렴할 때 들여온 재고가 모두 소진되면 2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 판매가격도 오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1월부터 산유국들이 합의한대로 감산이 본격적으로 이행되면 국제유가가 상승할 것이고, 이는 국내 기름값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름값 인상이 소비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소비심리는 더 얼어붙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소비자 물가에도 반영된다. 휘발유(가중치 25.1), 경유(14.5)는 소비자물가지수에 들어가는 460개 품목(총 가중치 1000) 중 비중이 높은 편이다. 최근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달걀 값도 큰 폭으로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99.90으로 전달(99.52)보다 0.4% 올랐다. 이는 지난해 9월(100.33) 이후 1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조만간 소비자물가도 오를 전망이다. 유가 상승으로 원재료를 배로 수입하는 다른 소비재의 가격도 높아질 가능성이 나온다.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정차된 승용차에 기름이 투입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