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올해 허가된 전문의약품의 90%가 복제약인 것으로 나타났다. 토종신약은 단 1개 품목만 승인을 받았다. 국내 제약업계가 여전히 복제약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1~11월 전문의약품 2142개 제품이 허가를 받았다. 같은 기간 신약은 25개 제품이 승인됐다. 대부분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이며, 토종신약은 한미약품 항암제 '올리타' 1개에 불과했다. 현재까지 토종신약은 총 27개가 허가를 받은 상태다.
2015년에는 5개 토종신약이 허가를 받았다. 개발 중인 토종신약들이 대다수 초·중기 임상 단계이고, 임상 마지막 단계인 3상까지 마친 제품이 없어 올해 허가 건수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올 1~9월 기존 약물을 개선시킨 개량신약과 자료제출의약품은 227개 제품이 허가를 받았다. 제약사들이 신약보다 R&D 비용과 시간이 적게 드는 복합제와 개량신약 개발에 주력했다는 것이다.
신약, 자료제출의약품 등을 제하고 허가된 전문의약품은 대다수 복제약으로 1800여개에 달한다. 오리지널 신약이 특허만료되자 50~60개 복제약이 쏟아지기도 했다.
토종신약 1개를 개발하는 데 10여년 동안 약 200억원 정도 개발비로 사용된다. 국내 제약사는 900여개로 난립했지만, 1000억원 매출을 넘는 업체는 30개사에 불과할 정도로 하향평준화돼 있다. 신약 개발을 위해선 장기간 투자가 필요하다. 초기 임상부터 상용화까지 진행하려면 제약사의 규모가 중요하다. 대다수의 제약사들은 신약개발을 위한 자본력과 역량이 열세여서 여전히 글로벌 신약의 특허만료 시점에 맞춰 복제약과 내수 위주의 영업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 상위 제약사 중심으로 해외진출에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 국내 제약업계 R&D 수준이 향상되고 있다는 평가다.
셀트리온(068270) 바이오시밀러,
SK케미칼(006120) 혈우병치료제,
대웅제약(069620) 항생제 등 토종신약 3개가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승인을 받았다. 우리나라에 근대적 제약산업이 출현한 1950년대 이후 2015년까지 미국 진출에 성공한 토종신약은 3개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을 진행하거나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토종 의약품이 다수"라며 "내년부턴 토종신약 허가가 늘고 해외진출 성과도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