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9개월 만에 1200원대를 기록하면서 환율 상승이 자동차와 같은 수출 중심 업종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대차(005380)의 경우 해외현지에서 완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비중이 높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통화로 지불하고 있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혜택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3.9원 오른 1203.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3월10일(1203.5원) 이후 9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업계는 당분간 환율이 1200원대를 유지하고 내년에는 1300원대까지 급등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동안 우리경제 성장을 주도하던 수출은 유가 급락, 세계 경기 침체 등으로 지난 7월까지 19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기아차의 해외수출 비중은 75~80%로 수출액 감소는 경기 악화로 이어진다.
하지만 환율 상승은 외국 통화보다 원화의 가치가 감소함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경쟁국가에 비해 자국 물품이 가격 경쟁력을 가지게 된다. 이는 곧 수출 기업들에게 호재로 작용된다.
이로인해 특히 완성차업체와 자동차부품 업체들이 해외 경쟁업체 대비 가격 경쟁력이 생겨 판매량이 늘 것으로 기대된다.
환율이 10원 오르면 현대·
기아차(000270)의 매출은 약 2000억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환율상승은 현대·기아차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신흥국 시장에서도 공장을 가동하고 있어 현지달러 대비 화폐의 환율이 원화보다 떨어지게 되면 판매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게 되면 자동차 수출에 있어 호재로 작용하지만 달러 뿐만 아니라 엔화 등 다양한 화폐가치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원·달러환율 상승에 따른 수익을 당장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인근 수출 선적장에 수출차량들이 수출선에 오르기 전 대기하고 있다. 사진/현대글로비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