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가구업계 결산)양극화 뚜렷…먹거리 찾아 '해외로'

입력 : 2016-12-25 오후 2:58:26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올해 가구시장은 한샘을 필두로 브랜드 가구사가 주도했다. 이케아의 한국 진출이 오히려 국내 대형 가구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음을 입증한 한 해였다. 반면 중소 가구업계는 고사 직전에 내몰리는 등 업계 내 양극화 현상이 한층 심화됐다.
 
가구산업 '르네상스'…브랜드사 중심으로 외적성장
 
2014년말 이케아의 한국 진출 이후 국내 가구산업은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았다. 지난해 이케아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에 분주한 1년을 보냈다면, 올해는 업계의 도전이 결실을 맺는 한 해였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구시장 규모는 약 11조원으로 추산된다. 이중 30%가량은 브랜드 가구사 몫이다. 2~3년 전만 해도 20%대였던 비중이 최근 급격히 커졌다. 4분기 실적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형 가구사들을 중심으로 실적잔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샘은 3분기 누적 매출액 1조32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 증가했다. 지난 2013년 매출 1조클럽에 가입한 지 3년 만에 매출 2조원 시대를 눈앞에 뒀다. 현대리바트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242억14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늘었다. 에넥스는 3분기 누적 매출액이 3048억원으로 전년도 전체 매출액 3083억원에 육박한다. 다만 수익성은 아쉽다. 한샘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3.7%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현대리바트와 에넥스는 역성장했다.
 
이케아 한국 진출 2년…중소 가구업체 '불똥'
 
2016년은 이케아가 한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한 해이기도 했다. 이케아는 지난 2014년 12월 광명점을 오픈한 이후 1년 만에 단일매장에서 3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전세계 345개 매장의 평균 매출액 1200억원을 크게 상회한다.
 
올해 역시 기대 이상이다. 이케아코리아는 2016년 회계연도인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34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 들어 8월까지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다. 이는 전세계 매장의 평균 성장률 7.1%보다 2배가량 높다.
 
이케아의 한국 상륙작전은 국내 가구업계를 활성화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른바 메기 이론. 하지만 국내 가구시장의 70%를 차지하는 기존 비브랜드 중소 가구업체들은 밥그릇을 뺏길 처지에 놓이는 등 부작용도 컸다. 고급화를 추구했던 브랜드 가구사들까지 이케아를 의식해 중저가 시장으로 발을 넓힌 결과다. 경기연구원에 따르면 경기 광명·의왕·포천 가구단지의 경우 60%가 매출이 감소됐고, 평균 감소폭은 13.5%로 집계됐다.
 
새 먹거리 찾아 해외로 보폭 확대
 
대형 가구사들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해외 사업의 본격 가동 시기는 내년이다.
 
업계 1위 한샘이 선두에 있다. 한샘은 내년 7월 중국 상하이 중심가 대형복합쇼핑몰에 연면적 1만㎡ 규모의 매장 문을 연다. 한샘은 지난 1996년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이후 건설사들과 계약을 맺고 신축 아파트에 부엌가구를 공급하는 B2B사업을 해왔다. 내년부터는 리모델링 가구를 타깃으로 부엌가구 외에 붙박이, 창호, 마루 등 한샘의 건축자재를 활용해 패키지로 제공할 예정이다. 내년 사업 시작 전까지 중국에 시공인력 400여명 배치도 끝낸다. 이는 한샘의 국내 시공인력(4000여명) 10분의 1 수준이다.
 
현대리바트는 베트남의 B2C 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다. 우선 직영매장이 아닌 계열사의 홈쇼핑 채널을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리바트는 1990년대 말부터 베트남에서 B2B사업을 해왔지만 본격적으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룸 역시 중국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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