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조선·해운업계는 사상 최악의 불황에 직면하면서 구조조정으로 얼룩진 한 해다. 조선산업은 극심한 수주부진에 시달리면서 30여년만에 ‘최악’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고 조선업 종사자들은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세계 1위 조선소인
현대중공업(009540)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042660),
삼성중공업(010140) 등 국내 조선업계는 희망퇴직과 함께 구조조정에 나섰다. 자산과 계열사 분리 매각을 통해 외형을 축소했고, 수주절벽에 맞서 생존을 위한 방안 마련에 분주한 한 해였다. 여기에 해양플랜트를 발주했던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이 잇따라 발주한 설비의 인도연기·계약해지에 나서면서 내년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해운업계 역시 어렵긴 마찬가지다.
한진해운(117930)이 법정관리를 결정하면서 전세계적으로 물류대란을 겪어야 했다. 이에 정부는 조선해운업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10월 31일 ‘조선해운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조선업은 단기적인 수주절벽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선박의 조기발주 및 선박펀드를 활용한 지원, 해운업은 다양한 금융지원을 실시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정부는 후속 조치로 해운업은 6조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프로그램들을 연내에 모두 확충해 선사 경쟁력을 높이는데 뒷받침 한다는 방침이다.
조선해운업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지원을 통해 산업의 회복을 유도하는 것이 정부 역할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작정 지원을 하는 것이 '국민의 혈세'라는 여론에 따라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도 모기업이 있으면 고통분담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뤘지만 한진그룹 등은 이에 소극적인 자세로 임해 사실상 한진해운의 부활을 포기했다.
결국 국내 1위이자 글로벌 7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은 몰락했다. 내년에도 국내 조선·해운업계는 대내·외 악재로 인해 순탄치 않은 길을 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해운·조선업계가 사상 최악의 불황에 직면하면서 구조조정으로 얼룩진 한 해가 됐다. 더 큰 문제는 내년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사진은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구조조정에 반대하면서 파업에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