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2016년은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변동하면서 전 세계의 유가 분석가들을 고민에 빠뜨린 한 해 였다. 지난해 하락세가 이어졌던 국제유가는 올해 연속으로 상승세를 그리는 정 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12일(52.26달러) 가격은 연중 최저치였던 지난 1월20일(25.57달러)보다 무려 104% 상승했다. 올 1월 국제유가는 평균 배럴당 27달러로 가장 낮았다. 당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실패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고, 신흥국의 수요 부진과 미국의 원유수출 금지법 폐지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국제유가는 이후 상승세를 타면서 6월 들어 46달러까지 올랐다. 같은달 말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Brexit)'의 여파로 수 일 동안 하락하기도 했다. 7~9월에는 43~44달러로 보합세를 보였다.
OPEC이 9월 말 알제리 회의에서 산유량 감축 원칙에 합의하고, 10월 초에 터키에서 OPEC과 러시아 에너지 장관이 비공식 회의를 가지면서 유가 상승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그럼에도 '감산 회의론'은 계속 제기됐지만, 11월 말 OPEC은 내년 상반기 원유 생산량을 하루 3250만배럴 줄이는 감산 합의를 이루며 유가는 치솟았다.
오는 1월 산유국들의 본격적인 감산 시행을 앞두고 국제유가는 더욱 상승하고 있다. 이번달 1일 두바이유는50달러를 돌파했고, 27일 기준 두바이유는 52.09달러를 기록, 전날 보다 0.25% 올랐다. 브렌트유는 55달러를 넘어선 56.09달러를 돌파했다.
다만 감산이 이행되더라도 60달러를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올리비어 제이콥 피트로매트릭스 유가분석가는 최근 "유가는 이미 하한가보다 상한가에 가깝다"면서 "60달러 이상으로 가는 것은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 감산에서 면제된 리비아와 나이지리아가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는 것도 변수다.
국내 조선·플랜트 업계는 최근 유가 상승세에 시추설비 수요 증가와 해양 프로젝트 수주 등을 기대하고 있다. 정유 업계는 완만한 유가상승으로 재고평가이익 효과를 누리고 있으며, 석유화학 기업들은 원료비 감소를 위해 LPG 대체투입 등 대안을 모색 중이다. 반면 항공·해운 업계는 연료비 부담과 수요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의 컨 리버 유전지대에 한 근로자가 지나가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