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는 지난 몇 년간 경기불황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깊은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했다. 올해 철강업계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국내 철강업계가 올해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감산과 철강제품 가격 상승으로 완연한 회복기에 접어들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세계 철강가격이 상승하면서 올해도 열연과 냉연 등 철강재 가격 상승이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철강산업 구조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감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 중국에서 열연 내수가격은 연초 대비 86.8% 상승했다. 같은 기간 동남아시아와 북미, 유럽에서도 각각 88.7%, 53.5%, 75.8% 각각 상승했다. 뚜렷한 수요 개선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강점탄과 철광석 등 원료가격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전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철강가격 상승은 지난해 급등한 원료 가격으로 인해 꾸준히 오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몇 년간 이어진 철강가격 하락과정에서 재고조정이 있었는데, 이제는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 비축이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철강가격 상승에 긍정적인 환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철강 공급과잉의 주범으로 꼽히는 중국이 지난해부터 철강, 화학, 석탄, 시멘트 등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본격화한 것도 우리 철강업계에 희소식이다. 이로 인해 중국내 석탄 가격은 연초 이후 60.8% 상승하면서 중국 철강업체들의 이익개선이 이뤄졌다. 그럼에도 중국 조강생산은 전년 대비 1.1%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1억5000만톤의 철강 생산능력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4500만톤을 감축한 중국은 올해 4000만톤을 추가로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중국 내 철강생산 증가를 억제하며, 철강가격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국내 철강업계에 희소식이다.
다만, 미국을 포함해 남미, 중국, 동남아시아, 유럽 등에서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각국 산업의 보호무역을 강화하면서
포스코(005490)와
현대제철(004020) 등 국내 철강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최근 POSRI(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수출량은 전년 대비 2.0% 증가해 지난해 ‘0% 성장’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신흥국 중심의 무역규제가 강화되면서 폭탄관세로 이어져 수출량은 정체될 전망이다. 여기에 조선과 가전, 에너지, 기계, 컨테이너 등 철강업계 전방산업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