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올 한 해에도 주택사업이 건설업의 캐시카우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앞서 2년간 분양했던 물량이 착공에 들어가면서 건설사들의 곳간을 채우는 데는 큰 걱정이 없겠지만 연간 50만가구씩을 쏟아냈던 2015~2016년에 비해서는 신규 수주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부터 정부가 공공택지 공급 제한 등 택지 공급에 고삐를 죄면서 서울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정비사업과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뉴스테이 등 임대사업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민간 건설사의 분양 물량은 전국 310개 단지, 29만8331가구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37만6077가구에 비해서는 20%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물량이 전체 물량의 약 40%인 11만8088가구로, 전체 분양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서울 재건축의 경우 지난해 9월 1만8000가구에 달하는 단지들이 조합설립에 따른 인가를 받은 상황으로 올해 본격적인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에는 서초구 신반포6차, 반포구 삼호가든맨션3차, 강동구 고덕주공5단지 등 재건축 물량이 분양된다.
분양물량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중흥건설
(9976가구
), 효성(004800)(8554가구
), 동양건설산업
(6981가구
) 등 중견 건설사가 각각
6,7,10위를 차지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10대 건설사인
삼성물산(000830), SK건설
, 한화건설에 비해 분양물량이 많았다
.
김수연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내년 아파트 분양물량은 공공택지 분양물량이 줄어든 반면 서울, 부산 등 대도시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 분양물량이 크게 늘었다"면서 "GS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 2014년 이후 정비사업 수주를 많이 하는 건설사들이 내년 이후에도 분양물량 상위권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비사업과 함께 뉴스테이 등 임대사업도 올해 건설사들의 주요 먹거리로 꼽힌다. 뉴스테이의 경우 용적률 완화, 세금 감면 등 건설사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많은 데다 8.25대책과 11.3대책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고, 분양 물량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 대통령 선거 이후 주택정책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과 시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지 않은 임대료 등이 걸림돌로 남아 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영업인가 기준 8만가구, 입주자 모집 기준 4만가구를 뉴스테이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뉴스테이 공급 예정 물량은 인허가 기준으로 4만1000가구, 입주자 모집 기준으로 2만2000가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활발한 정비사업과 정부가 집중 육성하고 있는 뉴스테이 등 임대사업 확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정부의 공공택지 공급 제한과 대출 규제에 따른 부동산 투자 심리 위축 등으로 올해 건설사들의 전체 수주는 10~30%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입주 시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공급물량이 많았던 지방 도시와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급격하게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분양된 아파트 물량이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가면서 건설사들의 매출과 수익성 개선효과는 계속될 전망이다.
김세련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2005년부터 계속된 8년간의 아파트 공급 공백을 2013년부터 4년간 채워 넣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내년에 나타날 조정 속도는 시장의 우려만큼 가파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분양 물량들의 본격적 착공에 따른 기성액 증가로 인해 주택부문의 마진 기여도는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부정적인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내년 주택 사업부문은 건설사 전체 마진율 턴어라운드를 이끄는 강한 촉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잇따른 대출 규제 강화와 투자 심리 위축으로 올해 건설 수주는 다소 감소하겠지만, 지난해 분양물량이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가면서 건설사들의 실적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서초구 아파트 신축현장.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