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새해 유료방송 시장은 케이블TV와 인터넷(IP)TV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매년 IPTV에 가입자를 뺏기며 한없이 밀리던 케이블TV의 반격이 어느 정도 성과로 이어질지 관건이다.
일단 케이블TV 업계는 IPTV에 맞설 전열 재정비의 시간을 벌게 됐다. 정부의 케이블TV 권역 폐지 방안이 방송의 디지털 전환이 완료되는 시점으로 유예되면서 이동통신사와의 전면전이 늦춰졌기 때문. 권역 폐지가 현실화될 경우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이통사들은 SO 인수합병으로 유료방송 시장을 장악한다는 의도였다. 케이블TV로서는 주어진 시간 동안 새로운 활로를 찾는 일이 시급해졌다.
핵심은 '원케이블' 전략에 맞춰져 있다. 이를 통해 가입자 유치 및 이탈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원케이블은 전국 78개 권역으로 나뉜 SO가 전국단위 사업자인 IPTV에 대항하기 위해 기술 통합과 협업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를 위해 4700억원을 투자하고, 400여명의 신규 인력도 채용한다. 숙원이었던 이통사의 모바일 상품과 묶은 결합상품 판매도 앞두고 있다. MSO 중심으로 개별 SO 인수를 통해 IPTV에 대항할 만한 몸집을 키울 가능성도 열려 있다. CJ헬로비전은 지난달 225억원에 하나방송을 인수하면서 SO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IPTV는 올해에도 SO 인수 전략을 두고 서로 간 눈치전과 공방이 심화될 전망이다. 권역 폐지 방안이 유예됐더라도 방송·통신 기업 간 인수합병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니기 때문. 특히 SO 인수는 IPTV의 주요 전략으로 꼽힌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을 불허하면서, 각 사가 이동통신 1위, 케이블TV 1위라는 점을 반대 사유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규모가 작은 기업 간 결합 시도 여부가 주목된다. 이통사 중에서는 LG유플러스가 SO 인수에 가장 적극적이다. 권영수 부회장이 공개적으로 MSO 인수에 관심을 피력할 정도. SK텔레콤도 SO 인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반면 KT는 2018년 6월 일몰될 합산규제로 SO 인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IPTV 1위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방·통 결합을 적극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업계에서는 딜라이브와 현대HCN이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2월로 예정된 지상파 초고화질(UHD) 본방송 시작은 다소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콘텐츠 및 재원 확보, 수신환경 등을 이유로 2월 시작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도 굳이 2월 시작을 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신년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 본방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시행 시점을 못 박지는 않았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해 10월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 회견장에서 '제1차 유료방송 발전방안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