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 생활습관 개선통해 예방하자

나이들며 악화되는 경우 많아…올바른 배변습관 '생활화'

입력 : 2017-01-04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치질'로 불리는 '치핵'은 남녀 모두가 걸릴 수 있는 흔한 질병 중 하나다. 기온이 떨어지면 추위에 노출된 항문의 피부와 근육이 수축되면서 혈전이 만들어지고 혈액순환에 문제를 일으켜 증상이 악화된다. 차병원의 도움말을 통해 치질에 대해 알아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치질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09년 62만9000명에서 2014년 65만6000명으로 증가했다. 치질이란 항문질환을 통칭하는 일반 용어다. 항문이 감염되어 고름이 터져 나오는 항문주위농양과 치루, 항문 부위가 찢어지는 치열, 항문의 혈관이 부풀어 생기는 치핵을 통틀어 치질이라고 부른다.
 
치핵은 항문관 벽을 이루고 있는 항문쿠션조직에서 발생한다. 미세한 혈관 덩어리로 구성되어 있는 항문쿠션조직은 수도꼭지의 고무패킹과 같은 역할을 한다. 항문쿠션조직이 항문 안으로 다시 들어가지 못하고 밖으로 노출된 상태를 치핵이라고 부른다. 배변이 수십 년 반복되면 쿠션을 지탱하는 끈 다발 조직의 결합이 갈라지고 끊어진다. 한번 노출된 피부는 대변이 나올 때 지속적으로 손상되면서 출혈까지 일으킨다.
 
치핵은 일반적으로 내치핵과 외치핵으로 구분한다. 항문 입구에서 2~3 cm 정도 떨어진 곳에는 이빨 모양처럼 생긴 치상선이 있는데 치상선 위쪽에 생기는 경우를 내치핵, 치상선 아래쪽에 생기는 경우를 외치핵이라고 한다. 내치핵의 경우 혈관이 터져서 출혈이 있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피가 통하지 않는 상태가 되어 붓고 아픈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통증이 없다.  반면 외치핵은 때때로 혈액이 뭉쳐 혈전을 이루어 팽창되므로 통증을 심하게 느끼는 경우가 있다.
 
치핵은 항문쿠션조직의 노화에 의해 발생되므로 나이가 들면서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가족 중에 치핵으로 고생한 사람이 있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유전적 요인 외에도 변비가 있으면 과다하게 힘을 주게 되고 굵고 딱딱한 변이 항문관을 지나가면서 항문을 손상시키고 염증을 일으켜 항문질환을 일으키기 쉽게 된다. 설사를 하게 되면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과 소화액이 항문부위를 자극해서 항문에 염증을 일으키고 항문의 상태를 악화시킨다.
 
장시간 동안 대변을 보는 것도 치핵의 원인이 된다. 화장실에서 신문이나 잡지 등을 읽으면서 장시간 대변을 보게 되면 항문쿠션조직이 확장되며 탈출이 심해진다. 배변시간은 5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장시간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는 직업, 지나친 음주, 임신, 출산 등이 원인 및 악화요인이 될 수 있다.
 
치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배변 습관을 통해 항문을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되도록 배변을 참지 말고 3~5분 사이에 끝내는 것이 좋다. 장시간 앉아서 운전을 하거나 일을 하는 경우 주기적으로 휴식을 취하거나 가벼운 체조를 하는 것이 좋다. 3~5분 사이의 좌욕과 목욕을 습관화하는 것도 치핵을 예방하는 방법 중 하나다.
 
박종섭 강남 차병원 외과 교수는 "항문쿠션조직과 점막, 피부는 정상적인 항문기능을 위해 필요한 인체조직"이며 "무조건 수술을 하기보다는 항문협착이나 항문실금이 생기지 않도록 전문의를 찾아서 효과적 치료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핵으로 인해 잦은 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빈혈이 생길 수도 있다. 초기에는 보존적인 치료가 가능하지만, 반복적인 출혈이 있는 경우는 수술이 필요하다.  쪼그려 앉거나 걸을 때, 그리고 운동할 때에 덩어리가 밖으로 밀려나오는 경우, 배변 시 항문 밖으로 덩어리가 밀려나와서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거나 손으로 밀어 넣어도 들어가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해야 한다. 항문이 자주 붓고 아픈 경우도 초기에는 보존적인 치료가 가능하지만 반복적으로 증상이 나타날 때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항문쿠션조직은 항문관 둘레 중에서도 세 군데에 크게 발달했다. 세 군데 중 한 군데에 치핵이 생겨 수술을 하게 되면 재발되지 않는다. 다만 치핵 수술 후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적절하지 않은 항문관리로 나머지 두 개의 쿠션에서 치핵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 치핵 수술을 받은 후에도 예방을 위해 항문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핵에서 나타나는 증상인 항문 출혈이나 항문을 포함한 회음부의 불편감 등이 '대장암'과 유사해 구분할 필요가 있다. 박 교수는 "항문출혈의 원인은 치핵이 많지만 대장암의 초기 증상도 항문직장 출혈인 경우가 있으므로, 반드시 검진을 받아봐야 한다"며 "치핵과 대장암이 혼재되어 있는 경우도 있어 치핵이 재발되거나 잘 낫지 않는 치핵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장암이 없음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치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배변습관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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