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을 비롯한 금융사 CEO들이 새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리스크 관리"를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전국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업권별 협회는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17년 범금융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이진복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등 정관계를 비롯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주요 정부 인사들은 이날 축사와 격려사를 통해 금융시장 환경과 새해 중점 추진 과제를 소개했다.
유일호 부총리는 신년회에 참석한 금융사 임원들을 향해 "올해 실물·금융 여건은 불확실하다는 것만이 확실한 상황"이라며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에 미리 대비하면서 적기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태세를 갖춰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유 부총리는 "정부는 올해 재정 및 통화, 금융당국 간의 정책협력체제를 한층 강화해 대내외 리스크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민생을 돌보는 데 최우선의 노력을 경주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이 자리에서 "올해 한국 금융산업이 크레바스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여러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철저한 위험관리를 강조했다. 크레바스는 남극 빙하지대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깊고 좁은 틈을 뜻한다.
임 위원장은 금융권의 과제에 대해 "금융이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지 않도록 시장과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대내외 위험에 대비해 건전성을 철저히 관리하고 금융사고가 나지 않도록 내부통제도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중소기업, 서민, 청년을 비롯한 실물경제 곳곳에 막힘없이 자금을 공급하는 경제의 혈맥으로서 금융 본연의 기능이 어느 때보다 충실하게 작동되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통화당국으로서 거시경제 안정 역할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새해에도 지난해 부각됐던 국내외의 여러 불안요인들이 그대로 온존하면서 국내 경제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상당 기간 저성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함으로써 성장세 회복을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올해에도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을 위협하는 잠재 요인들이 산재돼 있다"며 "핀테크 등의 ‘디지털 변혁’에도 대비해야 하는 등 수많은 도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내외 불확실성의 가속화에 대비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업권에서도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서 리스크 관리를 비롯한 수익성 제고에 대한 고민이 느껴졌다.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작년까지 빅배스(대규모 충당금을 쌓아 충당금을 털어내는 것)을 끝냈고, 올해부터는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청담동에 개점한 자산관리 전문센터의 흥행을 지켜봐달라"며 "신규계좌에 한해 계좌유지 수수료를 도입하려는 것도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한동우
신한지주(055550) 회장은 "이달 안으로 차기 회장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회장 인선을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다음주 초 열릴 전망이다.
3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17년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유일호(앞줄 오른쪽 네번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범금융계 및 정치인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