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 1고로’ 가동중단, "버티기서 구조조정 입장 선회"

“최신 고로 대비 효율성 등 크게 떨어져”

입력 : 2017-01-10 오후 2:02:10
국내 최초 용광로인 포스코 포항 1고로가 가동을 중단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내부적으로 포항 1고로의 가동중단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영진의 최종 결정만 남은 상태다. 포스코는 포항 1고로가 최신 고로와 비교해 생산성·효율성 등이 크게 떨어져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 1고로는 국내 최초로 쇳물을 생산한 용광로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높았지만, 가장 노후화 됐고, 최근 정부의 구조조정 권고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후판과 강관 등 공급과잉이 심각한 품목에 대해서 사업재편과 설비조정이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피력한 바 있다. 이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해 11월 9일 주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수요 급감에 대비해 후판 생산 능력을 조정하겠다”면서 “조선산업의 상황(수주 불황)을 감안해 후판 1개 라인의 가동 중단을 검토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정치적인 문제로 힘을 잃어가는 틈을 타 처음에는 구조조정에 버티자는 분위기로 알려졌으나 결국 10일 열릴 철강업계 신년인사회를 앞두고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이번 1고로 가동중단 검토는 정부의 철강 구조조정 정책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지난 2015년 도입된 ‘배출권 거래제’로 인해 쇳물 증산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고, 제품 믹스(Product Mix) 변화에 대한 부담도 높아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결국 포스코는 포항 1고로를 폐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포스코 포항 1고로는 지난 1973년 가동됐다. 연산 95만t 규모로 건설됐으며, 현재 130만t까지 생산능력이 늘었다. 하지만, 최신 고로들의 연간 생산능력이 400~500만t임을 감안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항 3고로를 개·보수 하면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포항 1고로는 오래돼 가동 중단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는 포항 1고로 폐쇄에 따른 생산량 감축분을 만회하기 위해 추가로 고로를 건설하지 않고, 포항 3고로의 생산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2월24일부터 6월14일까지 포항 3고로 개·보수를 통해 기존 400만t에서 500만t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포스코 포항 1고로가 지난해 무장애 최장수 기록을 갱신한 바 있다. 사진은 포항제철소 1고로 전경. 사진/포스코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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