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안희정 충남지사가 11일 외교·안보 분야에서 준비된 대선후보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미국과의 우호관계는 유지하면서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을 통해 자주국방에 나서겠다는 자신의 구상을 공개한 안 지사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배치와 '12·28 위안부 합의' 등의 문제는 정부와 여야가 참여하는 ‘안보·외교 지도자회의’ 구성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안 지사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당찬 외교’를 통해 미국과 중국의 교량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선 미국과 전통적 우호관계는 강력히 유지돼야 한다. 한발 더 나아가 미국과 다양한 국제문제를 협력하는 글로벌 협력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안 지사는 “미국에 대한 군사적 의존은 줄이겠다”며 자주국방 능력 향상을 위해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겠다고 공약했다. 안 지사는 “미국의 정권교체에 따라 한반도 정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언제까지 미국만 바라볼 수는 없다. 최악의 안보환경에서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는 남북 간의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안 지사는 “7·4 남북공동선언, 7·7선언, 6·15합의, 10·4선언 등 역대 정부가 추진한 남북 관계의 핵심 기조는 대화”라며 “‘대화재개 모색’ 단계를 거쳐, 본격적인 ‘대화재개’, 그리고 ‘비핵화 프로세스’로 이어지는 단계적 접근을 실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대화 과정 속에서 북한이 신뢰할 수 있는 변화 징후를 보이고, 국제사회의 제재가 완화된다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가장 먼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는 사드 배치와 위안부 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기구를 신설할 것”이라며 내각과 여야 지도자가 참여하는 ‘안보·외교 지도자회의’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의회 지도자들과 내각이 충분히 논의한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적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 내겠다는 복안이다.
안희정 충남지사(오른쪽)가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