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보호무역주의에 한국 수출 피해 늘어날 전망

미 보호무역·중 사드보복 본격화…한국 기업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져'

입력 : 2017-01-12 오후 4:16:12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조치가 본격화되면서 한국의 수출 전선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양보 없는 경제패권 전쟁에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한국 기업의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맞춰 보호무역주의가 본격 확산되는 모습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생산한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가정용 세탁기에 대한 덤핑 판정을 만장일치로 확정했다. 지난달 미 상무부가 덤핑 판정을 내린 데 이어 ITC가 최종 결론을 발표한 것. 이에 따라 미 상무부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에서 생산한 세탁기에 대해 각각 52.51%, 32.12%의 반덤핑 관세를 이달 말부터 부과할 예정이다.
 
중국 역시 미국과 합의해 사드 배치 결정을 내린 한국에 대한 보복을 노골화하고 있다. 자국의 배터리 보조금 지급 조건을 강화해 LG화학(051910)·삼성SDI(006400)·SK이노베이션(096770) 등 국내 기업의 현지 배터리 시장 진입을 가로막은 데 이어 최근에는 불합격 화장품 명단을 발표하며 19개 한국산 화장품 브랜드의 제품을 수입 금지시켰다. 뿐만 아니라 한류금지령인 '한한령'에 더해 제주항공·아시아나·진에어 등이 신청한 전세기 노선 운항도 불허했다. 
 
문제는 이러한 G2의 경제패권 전쟁에 한국 기업들의 피해만 고스란히 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2015년 기준 13%)과 중국(26%)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기업들의 수출 전선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으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수출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업계의 시각도 우려가 크다. 이미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에 한국 기업들의 피해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미국, 중국의 한국에 대한 무역 규제는 갈수록 증가 추세"라며 "두 국가의 대립이 격화될 경우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생산한 삼성전자(005930)·LG전자 가정용 세탁기에 대한 덤핑 판정을 만장일치로 확정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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