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보험산업의 경쟁 강화를 위해 금융당국이 손해보험사의 경영 공시 기준을 원수보험에서 보유보험으로 변경하면서 보험업계의 2위권 판도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현재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해상(001450)의 자리를
동부화재(005830)가 꿰찰지 주목되고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주요 5개 금융개혁과제에 포함된 보험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따라 오는 하반기부터 경영공시 방식이 원수 보험료에서 재보험사에 지급한 보험료를 뺀 보유보험료 기준으로 바뀔 예정이다.
보유보험료 기준으로 공시를 하게 되면 보험사가 실제 보유한 자산 규모를 파악할 수 있어 외형을 부풀릴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재보험 의존도를 낮추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재보험은 일반 보험사가 개인·기업 등 고객과 맺은 보험계약 일부를 재보험사에 넘기는 ‘보험사를 위한 보험’이다. 보험사들은 보상액이 큰 보험계약을 인수했을 때 재보험사와 일정 비율로 보상을 나눠 가지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분산한다.
지난해 9월을 기준으로 재보험사에 보험료를 가장 많이 지급한 회사는 현대해상으로 8880억원을 재보험가입보험료로 지급했다.
한화손해보험(000370)은 6355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세 번째는 KB손해보험으로 6311억원이었으며 삼성화재가 5948억원으로 네 번째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원수 보험료는
삼성화재(000810)(13조6499억원), 현대해상(9조3761억원), 동부화재(8조9557억원),
KB손해보험(002550)(7조329억원) 순이었다. 원수 보험료 순위와 재보험가입보험료 순위가 다르다는 것은 한화손보가 그만큼 재보험가입을 많이 했다는 의미로 한화손보의 원수 보험료는 3조6770억원으로 약 18%가량을 재보험에 출재했으며 현대해상은 10%가량을 재보험에 출재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원수 보험료는 1위지만 재보험가입보험료는 4위를 기록하며 재보험 재보험가입 비중이 4%에 그쳤으며 동부화재도 6% 수준에 머물렀다. 앞으로 보유보험으로 공시 기준이 바뀌게 되면 재보험 재보험가입 비율에 따라 현대해상과 동부화재의 순위가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을 원수 보험료 기준 삼성화재의 MS는 25.1%지만 보유보험료 기준으로는 26.3%다. 2위를 기록한 현대해상은 원수 17.2% 보유 17.1%로 MS가 오히려 하락했으며 3위인 동부화재는 원수 16.5%, 보유 17%로 0.5%포인트 상승했다. 현대해상과 동부화재가 향후 얼마나 보유보험을 늘리느냐에 따라 2위권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반보험 자율화에 따라 재보험 재보험가입 비중이 가장 높은 일반보험을 중심으로 재보험 재보험가입 비중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험사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도 재보험가입보험을 줄이고 보유보험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이 지난 12일 정부서울청사 통합브리핑실에서 2017년 금융위 업무계획에 관해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금융위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