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운임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어려움을 겪던 해운업계에 모처럼 웃었다. 하지만, 중국 최대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해운 운임이 일시적 상승한 것으로 시황이 회복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 13일 상하이항운거래소(SCFI)에 따르면 미주서안~아시아 노선의 운임은 지난 6일 기준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2082달러로 지난해 12월23일과 비교해 무려 35% 가파르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주동안~아시아 노선 운임 역시 2613달러에서 3133달러로 20%가량 급등했다.
이 덕분에 상하이항운거래소 컨테이너 운임 종합지수도 지난 2014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968포인트를 회복하면서 벌써 장밋빛 전망이 솔솔 풍기기 시작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운임 급등이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 영향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통상 중국 제조업체들은 춘절을 앞두고 긴 휴가 기간에 돌입하기 때문에 제품들을 앞당겨 만들어 미국 서부와 동부 항만으로 옮긴다. 선박이 제한된 상태에서 운송 물량이 일시적으로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운임이 상승하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세계 7위 선사인 우리나라
한진해운(117930)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 해운 운임이 조금씩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상선(011200) 등 해운업계는 일시적인 호재이기는 하나 이 같은 미주노선 운임 상승에 반기는 기색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춘절 효과가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중국 춘절을 앞두고 해운운임이 상승했고, 이를 업황 회복세로 해석하는 건 다소 이른 감이 있다”면서 “춘절 이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미주서안~아시아 노선의 1FEU당 스팟운임은 1518달러였지만, 춘절 이후인 3월 884달러까지 떨어진 바 있다. 같은 기간 미주동안~아시아 노선 역시 2555달러에서 1804달러로 하락했다.
업계 전문가는 “글로벌 대형 해운선사인 머스크라인과 MSC 등이 운임을 낮추면서 치킨게임을 지속하는 가운데, 다른 해운 동맹체(얼라이언스)도 맞대응하고 있어 가격 상승은 쉽지 않다”면서 “여기에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서 물동량이 줄어드는 것도 운임상승을 방해하는 요소로 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머스크 등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부족한 해운사를 무너뜨리기 위해 압박수위를 더욱 높이고, 근해선사를 비롯해 인수합병(M&A)를 적극적으로 펼쳐 시장재편에 나서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최대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해운 운임이 가파르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주서안~아시아 노선의 운임은 지난 6일 기준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2082달러로 전주인 지난해 12월23일과 비교해 무려 35% 가파르게 상승했다. 사진/뉴시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