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일본이 개발도상국 원조를 위해 외환거래나 국제 항공권에 부여하는 '국제연대세'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교도통신이 지난 14일 일본 외무성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정부 주도의 공적개발원조(ODA)와 민간투자를 통해 해외 원조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원조 규모가 커지면서 재원 마련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 국제연대세 도입 검토의 배경이다.
일본 외무성은 국제연대세 도입을 위한 전문가 연구회도 이미 구성했다. 연구회 이름은 '국제연대세 도입을 위한 제도 등 연구회'로 일본 민간경제연구소인 일본총합연구소(JRI)의 테라시마 지츠로 이사장이 수장을 맡았다. 이미 지난해 11월 첫 회의를 개최했다.
연구회는 올해 3월 말까지 국제연대세 도입 방안을 마련해 외무성에 보고한다는 계획이다. 최종 결정은 집권당인 자민당과 재무성에 달렸다.
아베 신조 총리와 자민당은 국제 사회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해외 원조에 막대한 자금을 쏟고 있다. 최근 필리핀을 방문한 아베 총리는 향후 5년간 1조엔(약 10조4000억원) 지원을 약속했다. 일본의 개별 국가 지원 규모로는 역대 최고다. 지난해 1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는 러시아와 3000억엔(약 3조원) 규모의 경제협력 계획도 밝혔다. 미얀마에도 엔차관과 무상자금 협력으로 1000억엔 이상을 지원한다.
프랑스와 한국은 이미 2000년대 중반 국제연대세와 비슷한 제도를 도입했다. 한국은 2007년 국제선 항공권에 5년 한시로 1000원의 국제빈곤퇴치기여금을 포함했으며 2012년 한 차례 연장했다.
교도통신은 "국제연대세 도입은 민주당 집권 당시 시작됐지만 2012년 소비세 인상 문제와 엮여 도입이 늦어졌다"며 "집권당 내부에서는 세부담 증가 등의 이유로 국제연대세 도입에 신중한 모습"이라고 전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