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연초 대형주와 중소형주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 코스피가 장기 박스권 상단 돌파를 시도하고 있지만, 코스닥은 수급 불균형 양상에 강보합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증시에 통상적으로 나타나던 1월 코스닥 중소형주 강세 효과도 무색한 분위기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가치주가 19%, 가치주지수가 17% 오를 동안, 중형성장주는 22% 하락했다. 또, 연초 이후에도 코스피는 1.86% 상승한 반면, 코스닥은 0.56% 하락세다.
2014~2016년 초까지 제약·바이오, 화장품 등 성장주는 시장을 주도했지만 지난해 중반부터 변화가 나타났다. 코스피지수가 4% 오르는 동안 은행, 화학, 철강, 반도체 업종지수는 10% 이상 급등하며 대형주 중심의 가치주와 중소형 중심의 성장주의 수익률도 역전됐다.
대형주, 가치주의 상승 배경에는 인플레이션과 경기회복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원자재 가격 상승이 나타났고 이것이 글로벌 증시에 우호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 지난해 7월 인플레 기대심리인 BEI가 내내 하락하다가 상승반전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의 흐름이 갑자기 바뀐 것은 매크로 환경 변화 때문"이라고 했다. 홍 팀장은 "가치주는 명목이익 성장이 나타나는 때, 즉 경기가 개선되는 국면에 강세를 보인다"며 "경기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여부도 중요한데, 인플레 환경에서 명목이익이 개선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OECD 한국경기 선행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한국 수출 회복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가치주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많은 전문가들이 여전히 가치주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T업종은 주도주 지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화학 및 에너지도 원가 경쟁력 강화와 수요 증가에 견조한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춘욱 팀장은 "인플레이션과 경기회복 기대가 지속될 경우 올해도 가치주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IT, 화학, 자동차 부품 등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으면서 기업이익 개선세도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가 장기 박스권 상단 돌파를 시도하고 있지만, 코스닥은 수급 불균형 양상에 강보합 수준에 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