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서울시가 철거공사장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안전관리 기준을 강화한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낙원동 건물철거 과정에서 인부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데 따른 후속 조치다.
시는 일정 규모 이상 건축물은 사전 안전심의를 실시하고, 신축공사 감리자가 철거공사까지 관리·감독하도록 철거 과정을 개선한다고 25일 밝혔다.
시는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논의한 결과 철거공사장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사고 위험성이 높은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 철거는 안전관리시스템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시는 자체 안전관리대책으로 건축물 철거 과정을 손질한다. 소유주가 건축허가를 받을 때 공사감리자가 철거공사의 안전조치계획 이행여부까지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조건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또 지상 5층 이상 또는 13m 이상, 지하 2층 이상 또는 깊이 5m 이상의 일정 규모의 건축물은 건축조례에 근거해 철거(안전)심의를 도입한다.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해체공사계획서를 작성하고 시·구 건축위원회가 철거설계도서를 검토한다. 시는 철거설계제 도입을 담은 건축법 개정안을 이달 중 국토교통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행 건축법상 신고제인 건축물 철거 규정을 허가제로 전환한다. 현재 철거공사는 건축물 규모에 관계없이 철거신고만 하면 철거계획에 대한 안전성 검증 없이 바로 다음날에 공사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철거신고 시 층별·위치별 해제작업 방법과 순서, 공사현장 안전조치 계획을 포함한 해체공사계획서를 제출하도록 돼있지만 전문가 참여 없이 작성이 가능하고, 신고제이다 보니 이에 검증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또 시는 신축 공사현장처럼 철거 현장에도 감리인을 두는 철거감리제 도입과 철거(해체)공사업 등록기준 강화도 건의할 계획이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철거(해체)공사업 등록 기준이 취약해 영세한 비전문업체가 난립하고, 철거공사는 감리대상에 빠져있어 현장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관리·감독 기능이 부재한 상황이다.
이밖에 시는 현재 건축법과 산업안전보건법, 건설기술진흥법 등 각기 다른 법령으로 분산된 안전관리 체계를 통합관리하는 방안을 정부에 요청할 예정이다.
일부에서 철거공사장 안전관리 강화 대책이 오히려 규제강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측면에 대해 정유승 시 주택건축국장은 “서울과 같이 인구와 건물이 고밀도로 밀집한 대도시에서는 작은 안전사고도 매우 큰 인명과 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시는 위기의식을 갖고 보다 촘촘한 안전망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낙원동 호텔 철거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구조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