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이 1년 가까이 중단되면서 입주기업은 물론 이들에게 원부자재를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의 경영상황까지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활로가 없는 악순환 속에 연쇄도산도 현실화되고 있다.
개성공단 원부자재 납품 협력업체들은 25일 호소문을 통해 "입주기업들이 손실액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함에 따라 협력업체 상당수가 도산 위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10일 개성공단 전면 폐쇄로 124개 입주기업들의 경영상황이 나빠지자, 협력업체에 대한 대금 결제가 무기한 미뤄졌고, 이는 줄도산으로 치닫는 원인이 됐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협력업체는 5000여곳이며, 종사자 수는 10만명에 달한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골판지상자를 납품하는 한 협력업체 대표는 "지난해 9월의 납품대금 결제를 계속 늦추고 있다"며 "수개월째 15명의 종업원 급여도 못 주고 있는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다른 납품업체 대표도 "공단이 폐쇄되면서 회사에 일은 없어지고,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보상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서 대금 결제도 지연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직원 3명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협력업체들은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피해 보상금을 예산에 반영해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지난해 유동자산 피해 지원예산 703억원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를 통과됐지만, 정부 반대로 2017년도 본예산에서 제외됐다. 개성공단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입주기업들이 신고한 유동자산 피해금액은 2317억원이며, 이 가운데 정부가 인정한 피해금액은 1917억원이다. 현재까지 정부가 지급한 보상액은 1214억원.
협력업체들은 호소문에서 "영세 상공인들의 원·부재료 대금이나 임금 등 비용으로 쓰일 생계형 자금인데도 정부가 전액 보전하지 않아 협력업체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면서 "정부가 확인한 실질 피해 보상분이라도 전액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