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맥도날드가 연초부터 가격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타 업체들의 도미노 인상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버거는 매년 연례행사처럼 인상되는 가격탓에 어느새 세트 가격은 1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았다. 과거 '가볍게 먹는 한 끼'로 여겨졌던 패스트푸드가 부담스러운 음식이 된 셈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지난달 26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1.4% 올렸다.
이번 가격 인상 대상은 버거 단품 6개, 런치세트 8개, 아침메뉴 4개, 디저트 2개, 사이드 메뉴 4개 등 24개 제품이 포함됐다. 아이스크림콘은 기존 500원에서 600원으로 오르는 등 제품별로 100원에서 400원 가량 올랐다.
버거 단품의 경우, 햄버거·치즈버거·슈슈버거·슈비버거·더블 쿼터파운더 치즈·더블 1955 등의 제품이 인상됐다. 햄버거는 1800원에서 2000원으로 200원 오르는 등 대부분 100~200원 올랐고 슈슈버거 단품은 400원 인상됐다. 빅맥의 경우 단품은 종전 가격 그대로지만 런치세트 가격이 4700원에서 4900원으로 200원 올랐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은 각종 제반 비용 상승으로 인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여타 물가 상승과 대비해 최소한의 인상폭을 유지함으로써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가 가격인상 신호탄을 쏘면서 나머지 후발업체들도 도미노 가격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년 버거 시장은 특정 업체의 선제적 가격인상 이후 경쟁 업체들의 줄인상이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맥도날드를 시작으로 버거킹 등 줄줄이 가격을 올린 바 있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매년 인건비 부담은 커지고 있지만 아직 가격 인상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없다"며 "롯데리아 가맹점주협의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버거 업계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하지 않았다. 한우 가격 급등으로 일부 한우 제품을 인상한 걸 제외하면 나머지 주요 제품 가격은 동결했다. 이 때문에 롯데리아가 이번 맥도날드 가격 인상을 기회로 '불고기버거' 등 주요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버거킹측은 최근 호주산 소고기 가격이 오르면서 원재료 부담이 커졌고 인건비 상승까지 이어지면서 적절한 시기에 가격 인상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국내 버거 업체들이 프리미엄 메뉴를 내세우면서 원재료의 차이를 들며 판매가격만 2배 가까이 비싸게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버거를 주력으로 하는 패스트푸드 3사의 세트메뉴 가격은 롯데리아가 최저 4500원에서 최고 7900원에 판매해 평균 6100원, 맥도날드는 4600원부터 8600원으로 평균 6494원으로 조사됐다. 가장 비싼 곳은 버거킹으로 4700원에서 최고 1만300원에 달해 평균 7314원이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버거의 주된 소비층이 10대~20대인데 이들의 생활비로는 버거 세트메뉴 하나도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며 "최근 프리미엄 버거가 새로운 추세가 되고 있지만 추가되는 재료비 상승분은 투명하게 공개되지 못하고 있어 높은 마진을 취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맥도날드가 1년만에 주요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사진은 맥도날드 매장을 바라보는 고객의 모습.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