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2일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힘을 합쳤을 때 정권교체가 확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라며 조기대선 국면에서 야권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의당을 흔들기 위해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아니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완성하지 못한 원대한 꿈의 실현을 위해 서로의 마음을 열자고 호소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당 간 통합이 어려울 경우 공동정부 구성을 위한 연립정부 협상이라도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우 원내대표의 야권통합 주장은 최근 들어 잦아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도 그는 “(야권) 공동경선이나 후보단일화, 야권통합 등의 구도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에 대해 이제는 정리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단 국민의당에서는 ‘예의도 아니고 의미도 없다’며 선을 긋고 나섰다. 이날 연설이 끝난 후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권교체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누구로 교체할 것이냐도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자신들이 주도하는 정권교체를 주장했다. 다만 지도부 차원의 움직임과는 별개로 당 내에서는 야권연대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도 포착된다. 민주당 소속 한 중진의원은 “국민의당 내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야권 단일후보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연설에서 우 원내대표는 재벌·검찰·언론개혁을 ‘3대 개혁과제’로 강조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특혜의혹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 재벌 대기업의 최순실씨 대상 자금지원 등을 열거한 그는 “재벌개혁은 정치와 경제의 부정한 결탁을 막고 국민피해를 막기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언론개혁을 위한 이른바 ‘방송4법’ 처리 필요성도 언급했다. 해당 내용들은 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를 벼르고 있는 법안들로 대다수가 여당인 새누리당의 반대에 막힌 상황이다.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를 위한 2기 특별조사위원회 구성과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 18세 이하 선거권 부여 문제 등도 제시했지만 국회 논의과정에서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우 원내대표가 국정 역사교과서를 놓고 “어차피 2개월 후면 새로운 대통령이 폐기할 정책을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고 말하자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서 “누가 폐기해”라는 고함이 나오기도 했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이날 우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3일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 6일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7일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순으로 이어진다.
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후 동료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