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카트의 동력원이 리튬이온전지로 '진화'하면서 관련 업계의 선점 경쟁이 뜨겁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리튬이온전지 골프카트는 현재 전체시장의 1% 수준으로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올해 14%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손수레차 형태의 무동력 카트에서 시작된 골프카트는 가솔린·디젤, 납축전지 등 동력원을 거쳐 현재는 리튬이온전지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리튬이온전지 골프카트는 무게가 납축전지의 5분의 1 수준으로 가벼워 골프장 잔디에 피해를 주지 않고, 핸들조작과 주행 편의성이 높은데다 출력도 높아 오르막 주행에도 어려움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또 저온 출력과 충전 효율이 좋아 겨울철에도 힘이 떨어지지 않으며, 특별한 유지보수 없이도 납축전지보다 수명이 2배 이상 길다.
전 세계 골프장은 약 3만4000개에 이른다. 여기에 사용되는 골프카트는 약 110만대 규모로, 이 가운데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엔진 골프카트의 비중은 약 35%, 납축전지 골프카트는 65% 정도 추정된다. 골프카트 한 대에는 원통형 배터리가 350~600셀 가량 탑재되는데, 골프카트가 모두 리튬이온전지로 전환한다면 4억셀 규모의 거대한 시장이 되는 셈이다.
이런 시장 성장성을 보고 최근 리튬이온전지 업계와 골프카트 업계가 협력해 리튬이온전지 골프카트를 시장에 내놓고 있다. 지난달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골프용품 최대 전시회인 '2017 PGA 머천다이즈 쇼'에서는 글로벌 골프카트 업체인 E-Z-GO가
삼성SDI(006400)의 리튬이온전지를 탑재한 브랜드 ELiTE를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E-Z-GO 부스에 방문객이 많이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다"면서 "미국 골프장은 국내보다 리튬이온전지 골프카트 보급률이 훨씬 낮은 수준이라 골프 업계의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 SDI는 골프카트 시장 변화에 맞춰 배터리 효율·온도·충전상태·수명 등을 관리하는 BMS(배터리관리시스템)를 골프카트 사용 환경에 맞게 최적화한 제품을 개발해 골프카트 업계에 진출하며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2014년 국내 업체인 DY와 국제인터트레이드를 시작으로 매년 공급량을 확대하고 있으며, 올해엔 글로벌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E-Z-GO에 공급을 시작했다.
LG화학(051910)도 글로벌 최대 골프카트 업체 중 한 곳인 일본 야마하와 공급계약을 맺고, 이미 지난해 5.5㎾h·74Ah 용량의 파우치 형태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했다.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골프카트는 야마하에서 최초로 출시하는 차세대 리튬이온 배터리 전용 모델로, 야마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모듈을 전 기종에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업체들은 기존 납축전지를 리튬이온 배터리로 지속적으로 교체해 나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E-Z-GO는 지난달 미국 올랜도에서 열리는 국제 골프용품 박람회에 삼성SDI 배터리가 장착된 골프카를 전시했다. 사진/삼성SDI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