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어업계 빅3(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가운데 금호타이어만이 지난해 심각한 실적 부진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한국타이어와 한 때 라이벌로 인식됐지만 지난해 10분의 1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사상 첫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넥센타이어도 5년 연속 실적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161390)는 지난해 연간 매출 6조6261억원, 영업이익 1조103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3.0%, 24.7% 증가한 수치로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4년 영업이익 1조300억원을 돌파한 뒤 2015년 8850억원으로 하락한 바 있다.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초고성능 타이어 판매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4분기 초고성능 타이어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0.7% 포인트 증가해 전체 매출의 33.5%를 차지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겨울용 타이어를 포함한 유럽에서의 교체용 타이어 판매와 미주 및 중국의 신차용 타이어 공급도 증가해 지역별 고른 판매 성장을 이뤘다”고 말했다.
넥센타이어(002350)도 지난해 25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지난 2012년 이후 5년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지난 19일 지난해 매출 1조8947억원, 영업이익 248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1조8375억원, 2249억원) 대비 각각 3.1%, 10.3%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2년(1769억원) 이후 40.2%(712억원) 급증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은 “매출 수량 증가와 원가절감 노력에 의해 영업이익이 개선됐다”며 “환율상승으로 인한 외화자산, 부채의 외화환산이익 증가와 외화환산손실 감소에 따라 당기순이익도 늘었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사진/금호타이어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의 지난해 실적은 시장 예상치(영업이익 2528억원)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매출액 2조9486억원, 영업이익 1026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남경공장 이전, 투입원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이 요인으로 작용으나 무엇보다 노사가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놓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점이 컸다. 노사는 지난해 6월 임금 및 단체협상에 돌입해 해를 넘기며 지금까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매각을 앞둔 상황에 어수선한 분위기도 한 몫했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중국 더블스타타이어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여전히 인수에 열의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