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조사 '뇌물죄 집중'…양재식·한동훈 투입 유력

삼성 지원금 등 대가성 추궁…박영수 특검은 나서지 않기로

입력 : 2017-02-06 오후 7:20:05
[뉴스토마토 김광연·최기철기자]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에서 뇌물죄 부분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양재식 특별검사보와 한동훈 부장검사를 비롯한 여러 부장검사들이 박 대통령을 조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6일 “양 특검보와 한 부장검사를 비롯한 여러 부장검사들이 대면조사에 참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 특검보는 그동안 대기업들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의혹 등 박 대통령 대한 뇌물혐의 수사에 주력해왔다. 지난 3일 박충근 특검보와 함께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서기도 했다. 한 부장검사는 윤석열 특검수사팀장을 보좌해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 혐의 수사를 전담해왔다. 특히 박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순실씨가 연결돼 있는 ‘뇌물고리’ 규명에 전력했다. 특검팀 내부에서는 윤 팀장이 직접 대면조사에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보복 수사’라는 비판과 함께 수사의 공정성이 문제될 수 있어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는 삼성과 롯데, SK 등 대기업들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지원과 대가성, 삼성의 최씨 모녀를 위한 거액의 사업비 지원과 대가성 여부에 집중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끝난 직후에는 곧바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가 결정되고 롯데와 SK를 비롯한 대기업들에 대한 집중수사가 전개될 전망이다. 특히 이 부회장과 삼성의 경우 특검팀은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통해 법원이 든 영장기각 사유 대부분을 보강하게 된다.
 
한편, 이날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에 대한 공판에는 고영태 전 더블루K 전무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뒤 첫 대면이다. 고씨는 공판 내내 최씨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특히 지난해 4월 최씨와 이상화 하나은행 본부장,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를 함께 만났다고 진술했다. 고씨는 "2016년 4월 최씨가 사람을 소개해 주겠다고 해 인호섭 MITS 대표와 이상화 본부장, 유재경 대사를 처음으로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며칠 후에 최씨와 그 다섯 명이 함께 다시 만났는데, 그들이 '아그레망을 보내주겠다. 보냈다'란 말을 했었고, 그걸 기억하고 있느냐'고 물었다“며 "아그레망이 그 당시에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요즘 뉴스를 보고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2015년 독일 법인장 근무 당시 최씨 딸 정유라씨에게 25만유로(3억1000만원)를 특혜 대출 해 준 대가로 승진했다. 
 
고씨는 또 “최씨가 미르재단을 직접 운영했다”고 증언하면서 최씨가 최근 탄핵심판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부탁을 받고 제대로 운영되는지 소극적으로 살펴봤다”고 주장한 진술을 뒤집었다. 이와 함께 2014년 말 의상실을 비롯해 최씨와 관계되는 모든 일을 그만둔 이유를 묻는 검찰 질문에 “최씨가 차은택 전 창조경제단장에게 장관과 콘텐츠진흥원장 자리가 공석인데 추천하라는 말을 들었고 그게 그대로 이뤄지는 것을 보고 겁이 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1월29일 청와대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제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최기철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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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