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세계 1위 품목 수에서 중국의 독주가 이어지는 반면 우리나라는 정체된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세계 수출시장 1위 품목으로 본 우리 수출의 경쟁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중국은 전체 5579개의 품목(HS코드 기준) 가운데 31.6%에 달하는 1762개에서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또 세계 1위 품목을 전년 대비 128개 추가하며 빠른 속도로 세계시장을 장악했다. 독일(638개)과 미국(607개)이 전년과 같은 각각 2위와 3위 자리를 유지했다.
우리나라의 1위 품목 수는 68개로 2013년 이후 큰 변화가 없었다. 순위도 14위에 머물렀다. 다만,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0위권 품목 수는 2011년 1254개에서 2015년 1414개로 늘어나 가능성을 보였다. 품목별로 보면, 화학(22개), 철강(12개), 섬유(9개), 비전자기계(7개)가 50개(73.5%)로 주를 이뤘다. 특히 화학제품, 메모리반도체, 자동차부품, 탱커 등 26개의 품목은 최근 5년간 세계 1위를 줄곧 유지했다. 식용 해초류, 사진필름, 플라스틱 제품 등 18개 품목이 세계 수출시장 1위로 지난해 신규 진입한 반면 축전지, 프로펜, 철강제관 등 17개 품목은 다른 나라에게 1위를 넘겨줬다.
또 상당수의 우리나라 1위 품목은 중국·미국·독일·일본 등 주요 수출국과 경합관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 세계 1위 품목 68개 중 절반 이상인 40개 품목에서 중국(17개), 미국(9개), 독일(8개), 일본(6개)이 2위를 기록했으며, 그중 16개 품목에서는 격차가 5%포인트 미만이었다. 중국과는 대부분의 1위 품목에서 경쟁 중이며, 미국과는 화학제품에서, 일본·독일과는 화학 및 철강제품에서 주로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주요 수출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우리나라의 1위 품목 수는 전년 대비 각각 19개와 22개 증가한 381개와 103개로 집계됐다. 두 나라에서 우리나라의 1위 품목은 화학·철강·섬유제품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과 독일에서는 우리나라의 1위 품목이 각각 11개와 1개 감소한 324개와 17개를 기록했다.
김건우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정체국면에 진입한 1등 상품 수 확대를 위해 수출상품을 차별화하고 고부가가치화 하기 위한 혁신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정부 및 수출 유관기관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은 물론 미·중 통상분쟁, 브렉시트 등의 대외변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국제적 불확실성 확산에 따른 국내 수출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