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유업계가 중국의 노골화되는 사드 보복조치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사드 악재는 있었지만 수출은 오히려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연초부터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가 거세지면서 사실상 비상체제다.
23일 관세청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 대한 조제분유 수출액은 1억492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치였던 2015년 9397억 달러보다 12% 증가한 수치다. 수출량도 8537톤으로 10% 늘어 최대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년대비 7.6% 감소했지만 하반기를 기점으로 반등을 보이며 연간 수출액 상승을 주도했다. 특히 사드 보복조치가 현실화된 4분기에만 43% 고성장하는 의미있는 성과도 남겼다.
유업계는 지난해 '사드 불똥'을 기우로 만들며 중국 수출에 날개를 달았지만 표정은 밝지 않다. 사드 보복조치가 전방위로 확산될 조짐인데다 새로운 규제 장벽 등 수출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유업계는 중국 분유 시장을 침체되는 국내 분유 시장의 대안으로 삼고 시장 공략에 고삐를 당겨왔다. 현지 시장 규모가 20조원을 웃도는데다 수입산 제품의 진입이 용이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이 한몫했다. 멜라민이 검출되며 신뢰도를 잃은 중국 분유를 대신해 수입산의 시장 점유율이 약 80%까지 치솟았고 국내 분유 업계에도 수출 호재로 작용했다.
이후 국내 업체의 분유 제품은 100여개국 1500개 브랜드와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5%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중국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성장률도 매년 두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중국 정부가 업체별 유통 가능한 브랜드 수를 제한하는 등 강도 높은 분유 정책을 실시하면서 수출행보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사드 배치 결정 이전에 내려진 규제였고 수출전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장기적으로 악재가 될 수 밖에 없는 규제였다.
유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규제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수출 증가세는 유지되며 지난해에는 별다른 피해가가 없었다"며 "다만 사드 보복 조치로 보이는 추가 움직임들이 이어지는만큼 한중 외교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이 사드와 관련해 보복을 한다면 지난해가 아닌 올해 본격화될 것이란 예상은 하고 있었고 그래서 더 불안한 부분이 있다"며 "통관을 지연시키거나 하는 식의 보복도 우려되고 무엇보다 정부가 해결 노력을 보이길 바랄뿐 기업입장에선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중국 현지 유통매장에 진열된 분유 제품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