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안희정 충남지사가 15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리는 충청향우회 신년하례회에 참석한 것을 시작으로 16일에는 자신의 안방인 충남 일정을 소화한다. 17일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도하차로 ‘무주공산’이 된 충북을 방문하는 등 소위 ‘충청대망론’ 공고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역대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행사해온 충청은 야권의 심장 호남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2차 대선후보 경선지다. 초반 승부의 분수령으로, 안 지사는 자신의 거점인 충청에서 확실한 지지세를 다져놓고 이를 기반으로 호남 지지율과 수도권 지지율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충청권 역시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이 안 지사보다 앞섰다. 그러나 리얼미터가 매일경제·MBN 의뢰로 실시한 지난 8~9일 조사에서 27% 대 45%로 안 지사가 압도했고, 리서치뷰의 11~13일 조사에서도 38%대 47%로 안 지사의 우위가 이어지는 등 충청 민심의 안 지사 쏠림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그밖에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홈페이지 참조) 안 지사 측은 이번 충청 일정을 통해 지역민들의 지지세를 확실히 확보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안희정 캠프의 박수현 대변인은 “지난 주말 호남 방문에서 ‘우리는 준비돼 있으니 충청에서 압도적 지지를 얻어봐라. 그러면 믿고 지지해주겠다’는 기류가 느껴졌다”고 이번 충청지역 일정의 의미를 설명했다. 또 충북 현장 방문에 대해서도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로 상실감을 느끼고 계실 도민들에게 인사드리면서 도민들이 이루지 못한 충청대망의 꿈을 함께 말씀 드릴 기회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충청대망론이 자칫 "지역주의를 조장한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한편 다른 야권 대선 주자들 역시 충청권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7일 대전과 충남 당진 방문에 이어 일주일 만인 14일에는 세종시를 찾았다. 15일에는 대전에서 내리 5선을 한 중진 박병석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경선 라이벌인 안 지사를 견제하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박2일간의 호남 일정을 마친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도 14일부터 16일까지 2박3일간의 충청 민심 공략에 나섰다. 안 전 대표는 이번 강행군을 통해 안 지사에게 뺏긴 중도성향 지지세를 회복해 ‘문재인 대 안철수’ 구도를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지난달 24일 대전을 방문한 이재명 성남시장도 충청 방문 일정을 내부적으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제 54차 정기총회에 참석해 관계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