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협력업체와 부하직원에게서 수억원대 금품을 수수하고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라고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민영진(60) 전 KT&G 사장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김창보)는 17일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기소된 민 전 사장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민 전 사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관련자들의 진술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1심도 민 전 사장의 배임증재 혐의 4건 모두와 뇌물공여 혐의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돈 민 전 사장은 지난해 6월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또 연초제조창 부지 매각 가격을 높게 받으려고 부하 직원에게 지시해 담당 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네게 했다는 혐의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민 전 사장이 뇌물을 전달할 동기나 사정 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당시 검찰이 "공여자가 수사를 받는 대상자라고 해서 선처 때문에 허위 진술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사실상 부정부패 수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반발하며 항소했다.
민 전 사장은 이모(62) 전 부사장에게서 인사청탁 명목으로 4000만원을 받고 협력업체로부터 업무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6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기소됐다. 2010년에는 중동의 담배유통상으로부터 7900만원 상당의 시계를 받은 혐의도 받았다. 또 2010년 KT&G 청주 연초제조창 부지 매각 당시 가격을 높게 받으려고 용역업체 대표 강모씨를 통해 청주시 공무원 이모씨에게 6억6000여만원의 뇌물을 건네도록 지시한 혐의(뇌물공여)도 받았다.
억대 금품 수수 혐의를 받았던 민영진 전 KT&G 사장이 지난 1월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