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패션 엠비오' 빈자리 신세계 차지하나

'코모도'·'맨온더분', 상반기 매장 25개 오픈

입력 : 2017-02-19 오전 9:54:35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브랜드 정리 막바지 작업에 나서면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조용히 웃고 있다.
 
삼성물산(000830)이 사업 효율화를 위해 엠비오 등의 브랜드를 정리하며 백화점에서 방을 빼자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이 신규 브랜드로 빈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늦어도 3월까지 남성복 엠비오와 로가디스 컬렉션, 로가디스 그린, 잡화브랜드 라베노바, 아동복 빈폴키즈 등의 브랜드 사업을 정리할 계획이다.
 
로가디스 컬렉션과 그린, 빈폴키즈는 단독매장을 없애고 각각 로가디스와 빈폴맨으로 통합 운영된다. 엠비오와 라베노바는 영업을 아예 접는다. 이들 정리 대상 브랜드는 현재 전국적으로 200여개 백화점 매장을 운영 중이다.
 
삼성물산은 주요 백화점과 협의를 통해 봄·여름 매장개편에서 갤럭시나 로가디스, 빈폴 등 통합 브랜드의 매장을 늘려 정리되는 브랜드의 빈자리를 채운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20~30대를 겨냥한 캐릭터 브랜드인 엠비오는 삼성물산 내부 포트폴리오에 마땅한 대안이 없어 백화점 매장을 경쟁사에 내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엠비오는 전국 백화점에서 운영 중인 매장은 50여개다.
 
엠비오의 자리를 파고드는 브랜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해 론칭한 코모도와 맨온더분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상반기 남성복 코모도의 매장을 19개, 맨온더분 매장을 6개 열 계획이다. 지난해 연말까지 코모도가 3개, 맨온더분이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던 점을 생각하면 확장 속도가 빠른다. 모기업인 신세계백화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여는 가운데 롯데백화점에도 다수의 매장을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코모도는 엠비오와 같은 2030 남성을 타깃으로 한 컨템포러리 브랜드라는 점에서 대체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다. 디자인과 소재를 강조하면서도 가격은 경쟁 브랜드 대비 80% 수준으로 책정해 가성비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스타필드 하남에 오픈한 1호점의 경우 스타필드 남성복 부문에서 매출 선두를 달리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맨온더분도 매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회사 신세계톰보이를 통해 운영하는 코모도와 달리 맨온더분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직접 운영하는 유일한 남성복 브랜드다. 브랜드 론칭 당시에는 올해 연말까지 매장 10곳을 열 계획이었으나 최근 이 목표 시점을 상반기로 앞당겼다. 가성비를 강조한 자체 수트 이외에도 다양한 해외 바잉 상품을 갖추며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롯데백화점도 삼성물산이 빠지는 기회를 틈타 자체브랜드 남성복 '맨잇슈트' 매장을 20여개 늘릴 계획이다.
 
맨잇슈트는 롯데백화점이 2030 남성을 겨냥해 지난해 9월 정장 제조업체 부림광덕과 공동기획해 만든 브랜드다. 최저 9만8000원부터 정장을 살 수 있도록 해 가성비를 극대화했다. 론칭 당시 5개 매장을 선보였는데 지난달까지 종전 매장보다 두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사업을 정리하는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위)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해 선보인 '코모도'. (사진=각 사)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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