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부회장 구속…특검 '뇌물수사' 탄력

"새롭게 구성된 범죄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 인정"…박상진 사장은 기각

입력 : 2017-02-17 오전 5:38:59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경영권 승계에 매우 중요했던 계열사 합병을 대가로 최순실씨에게 거액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17일 오전 구속됐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대기업 총수로는 첫 구속 사례로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 최순실씨 간 뇌물죄 연결고리를 수사하는 특검팀의 향후 수사에 한층 탄력이 붙게 됐다.
 
한정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오전 5시 "새롭게 구성된 범죄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로써 전날 약 7시간30분에 걸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후 서울구치소에서 구속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구금된 이 부회장은 그대로 구속수감됐다. 법원은 이날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법원은 지난달 19일 특검팀이 청구한 첫 구속영장을 기각한 지 30일 만에 입장을 바꿔 이 부회장 구속을 결정했다. 특검팀이 약 3주간 보강 수사 끝에 확보한 증거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차례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던 이 부회장은 이후 촘촘한 수사로 무장한 특검팀의 법리적 공세를 결국 피하지 못했다.
 
이 부회장과 박 사장은 뇌물공여·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재산국외도피)·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위증) 혐의도 있다. 이 부회장은 자신의 경영권 승계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 삼성물산(000830)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대가로 최씨에게 총 430억원 상당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최씨 소유의 독일 법인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와 220억원대 컨설팅 계약을 맺은 뒤 78억원을 송금한 재산국외도피 혐의와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20억원이 넘는 명마 '블라디미르'를 제공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이 부회장은 재단에 돈을 내는 과정에서 그룹의 돈을 임의로 사용한 횡령 혐의와 박 대통령 독대 자리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관련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진술하는 등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 사장은 최씨와 정씨의 특혜 지원을 주도한 혐의 등을 받고 있지만, 법원은 피의자의 지위와 권한 범위, 실질적 역할 등에 비추어 볼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영장을 기각했다.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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