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씨의 미얀마 공적 개발 원조(ODA) 사업 개입 의혹과 관련해 19일 김인식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이사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주말에도 쉴 새 없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김 이사장을 불러 최씨의 추천으로 이사장에 오른 것이 아닌지, 최씨의 미얀마 ODA 개입에 관해 알고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김 이사장은 최씨 추천으로 코이카 이사장에 오른 의혹을 받고 있다. 외교부 출신이 자리에 오르는 관례와 달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출신인 김 이사장은 지난해 5월 공모 열흘 만에 코이카 이사장에 올랐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지난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 환송 만찬에 참석했을 때 안경을 쓴 50대 여성이 온 것을 본 적이 있다"고만 밝히며 최씨와 직접적인 관계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최씨는 김 이사장 외에도 유 대사의 임명 과정에도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와 관련성을 부인하던 유 대사는 지난달 31일 특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며 최씨와 친분을 통해 대사가 된 사실을 인정했다. 유 대사 역시 기업인 출신으로 이례적으로 대사에 임명돼 당시 외교가에서 시선을 끈 바 있다.
그간 특검팀은 지난 2일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부르는 등 최씨가 미얀마 ODA 사업 이권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펼쳐왔다. 최씨가 미얀마 ODA 사업인 K타운 프로젝트에 미얀마 현지 회사인 M사를 참여시키는 대가로 해당 기업 지분을 받아 이득을 취하려 했다는 게 골자다. 특검팀은 이미 이와 관련해 지난달 31일 최씨에 대해 알선수재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해 이틀간 직접 소환 조사를 펼쳤다.
한편, 특검팀은 18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지난 17일 구속된 이 부회장을 주말 이틀 내내 불러 박 대통령과 세 차례 독대 과정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최씨에게 경영권 승계 지원 대가로 뇌물을 줬는지 캐물었다.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재산국외도피)·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위증)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또 우 전 수석을 18일 오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강요, 직무유기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날 오전 4시45분까지 약 19시간에 걸친 조사 후 귀가한 우 전 수석은 "성실히 조사받았다"라는 답변을 남겼다. 조사 전 우 전 수석은 "최씨를 모른다"라고 그간 의혹을 여전히 부인했다. 특검팀은 이르면 19일 늦게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김인식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이사장이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김인식 이사장은 최순실씨의 도움으로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이사장 자리에 올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