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1회째를 맞는 ‘2017 서울모터쇼’가 슈퍼카는 물론 고급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가 대거 불참하면서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올해 서울모터쇼에는 국산 9개, 수입차 18개 등 총 27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지난 2015년과 비교해도 7개 브랜드가 줄었다.
‘디젤 게이트’ 논란을 겪고 있는 폭스바겐, 아우디, 벤틀리 등 폭스바겐그룹과 선롱, 디트로이트일렉트릭, 블루버드, 볼보, FCA(피아트크라이슬러), 람보르기니, 페라리, 롤스로이스 등이 불참을 통보했다. 수입차협회 회장사인 포드 역시 불참을 선언했다.
참가 브랜드가 줄자 모터쇼의 흥행 요소인 신차와 콘셉트카 등도 덩달아 줄었다. 올해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이는 월드프리미어 신차는 단 2대뿐이다. 이마저도 현대차 1대, 쌍용차 1대 등 모두 국낸 완성차브랜드가 전부다.
지난 2011년 8회 서울모터쇼에서 월드프리미어는 총 12대가 소개된 뒤 2013년 9대, 2015년 6대로 매년 줄고 있다. 여기에 수입차 브랜드들은 11회 동안 단 한차례도 월드프리미어 신차를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하지 않았다. 게다가 서울모터쇼의 아이덴티티(정체성)가 모호하고, 차별화된 전략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참여사가 줄어드는 이유다.
조직위는 수입차 브랜드들의 불참에 대해 “슈퍼카는 시장 특성에 따라 참가여부를 결정하는데, 우리나라는 잠재력이 떨어지고, 마케팅 비용 등을 고려하면 아직 때가 아닌 듯하다”며 시장상황 탓에 유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명실공히 세계 4대 모터쇼로 성장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매회 행사 때마다 쪼그라드는 규모를 보면 고민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다.
서울모터쇼 조직위의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서울모터쇼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IT, 자동차, 통신 등 산업간 경계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올해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 2017’을 보면 전자제품뿐 아니라 자동차 업체들도 대거 참가하면서 전시회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서울모터쇼 역시 특색을 살펴 ‘모터쇼’와 ‘IT’의 결합된 융합전시회를 구상한다든지 진지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만의 차별화된 전략으로 한류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모터쇼도 고민해볼 수 있다. 한류 드라마나 K팝을 모터쇼와 결합해 인기 관광상품으로 선보일 수 있다. 또 앞서 2015년 세계 3대 디자이너를 초청해 좋은 반응을 얻은 것처럼 세계 자동차 산업의 저명한 인사를 초청해 관람객과의 대화 등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산업2부 김영택 기자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