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특화 증권사 1년…갈길이 멀다

"P-CBO 주관·크라우드펀딩 등 실적 기대 이하…차별화된 전략 필요해"

입력 : 2017-03-03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중소·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금융(IB)에 주력하는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가 시행 1년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도입 초기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4월 출범 당시의 부풀었던 기대에는 한참 못미친 수준이라는 평가다. 한편에서는 초대형IB 육성이 정책적 과제로 부상하면서 세간의 관심에서도 멀어진 분위기다.
 
6개 중기특화 증권사(IBK·유안타·유진·코리아에셋·키움·KTB)들은 인센티브 방안을 활용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프라이머리 유동화증권(P-CBO) 발행을 주관하거나, 코넥스 등 중소기업의 기업공개(IPO) 상장주관과 컨설팅 업무를 한다. 크라우드펀딩 중개를 통해 신생 벤처와 프로젝트 사업의 출범을 돕는 것도 주요 업무다.
 
하지만 중소기업 금융서비스 지원 사업에 주력하는 IBK투자증권 정도를 제외하면 두드러진 실적을 거둔 증권사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IBK투자증권은 신용보증기금(신보)과 기술보증기금(기보)의 프라이머리 유동화증권(P-CBO) 발행을 총 24회 공동주관하고, 크라우드펀딩 중개에 10건 참여하는 등 비교적 활발한 활동을 펼쳤지만 나머지 5개 증권사의 P-CBO 발행 주관 건수는 20건에 불과하다. 
 
증권사들의 크라우드펀딩 중개활동도 전업 중개업체인 와디즈나 오픈트레이드 등에 크게 못미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대형IB 육성에 맞춰 업계 분위기가 돌아가고 있다. 중기특화와 관련한 영향력은 그에 비하면 훨씬 낮고 메리트도 기대 이하다 보니 해당 증권사들도 미온적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중기특화 증권사들이 차별화된 특화 전략을 세우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중소형 증권사는 기존 브로커리지(중개 수수료) 수익 의존도가 높은 게 문제"라며 "새로운 비즈니스는 투입비용이 높고 기대수익이 낮다고 판단해서 인력절감으로 수익을 유지하는 데 생존을 위해서는 차별화된 특화 모델을 스스로 만드는 게 필수"고 말했다. 중기특화 증권사의 중소기업 중심 IB업무 외 대체투자나 해외서비스, 부동산 미분양담보확약(미담확약) 등이 대안으로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5월 중 중기특화 증권사들이 1년간 어떻게 활동했는지 중간평가에 돌입한 후 6월에 제도 개선 방안을 내 놓을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기특화 증권사가 정책금융지원을 받아 경험을 쌓음으로써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IB 업무 역량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갈길 먼 중기특화 증권사)에서 계속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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