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분양시장 호황에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미분양이 6개월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난데다 주택경기 침체 우려에 청약을 망설이는 수요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외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고, 금리 인상 우려마저 커지고 있어 미분양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5만9313가구로 집계됐다. 전달 5만6413가구보다 2900가구, 5.1% 늘어난 수준이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작년 6월 5만9999가구에서 7월 6만3127가구로 늘어난 이후, 8월 6만2562가구로 줄어든 이후 12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왔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미분양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수도권의 미분양은 작년 12월 1만6689가구에서 올해 1월 1만8938가구로 무려 2249가구, 13.5%나 급증했다. 지방은 지방은 3만9724가구에서 4만375가구로 651가구, 1.6% 늘어나는데 그쳤다.
기존 미분양 해소분이 같은 기간 4523가구에서 4708가구로 늘었지만 신규 증가분이 3354가구에서 7608가구로 크게 늘었다.
규모별로는 85㎡ 초과 중대형 미분양은 전달 6711가구보다 203가구 증가한 6914가구, 85㎡ 이하는 4만9702가구에서 2697가구 증가한 5만2399가구로 나타났다.
그동안 분양시장은 동탄2신도시와 하남 미사강변도시, 남양주 다산신도시 등 수도권 알짜 신도시들이 줄이어 분양에 나서면서 11.3 부동산 대책 이후 시장 침체 우려에도 실수요 및 투자수요가 이어지며 호황을 이어왔다.
하지만 대출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면서 대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주택구매 패턴으로 인해 구매여력이 감소된데다,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우려에 매수세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11.3 대책으로 인해 강남권 중심으로 청약시장이 크게 위축됐지만 기존 인기 신도시들에서 인기를 이어가면서 청약자들이 몰렸지만 갈수록 주택시장을 둘러싼 악재가 늘면서 미분양 증가세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며 "향후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당분간 미분양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아파트 건설 현장 모습. 전국 미분양 주택이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사진/뉴시스
실제 업계에서는 시장 침체를 우려해 당초 분양계획을 미루는 등 눈치보기에 나서고 있다.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친 2월 역시 분양물량이 크게 줄었다.
중견 주택업체인 B건설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급격히 시장 침체가 이어진 것으로 보여 분양 일정 조절에 나서고 있다"며 "3월 이후 시장 상황이 나아질 수 있겠지만 2월 청약결과가 좋지 않아 이달 미분양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어 급격한 시장 침체 우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12월 1만11가구 수준이던 준공 후 미분양은 전달 9330가구로 681가구, 6.8% 줄었다. 작년 10월 1만879가구, 11월 1만168가구 등 꾸준히 감소세도 이어졌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