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못추는 삼성바이오 첫 시밀러

'브렌시스' 국내 매출 3억대 불과…30억대 '램시마' 첫해와 대조

입력 : 2017-03-02 오후 5:24:53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첫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가 국내서 맥을 못추고 있다. 지난해 국내 매출이 '삼성' 브랜드에 어울리지 않는 3억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5년 12월 '브렌시스'를 국내 발매했다. 브렌시스는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다. 엔브렐과 브렌시스는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성 관절염, 척추관절염, 건선 등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TNF-알파 억제제다. TNF-알파 억제제 시장은 엔브렐(190억원)과 함께 '레미케이드(360억원)', '휴미라(593억원)'가 분점하고 있다.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중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브렌시스'는 세계 최초 발매란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유럽에선 지난해 1월 '베네팔리'라는 제품명으로 허가를 받아 판매 중이다. 경쟁품목 중에는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셀트리온(068270) '램시마'가 있다. 세계 최초 상용화된 제품이다. 램시마는 2012년 말 국내 발매됐다. 유럽에선 2013년 8월 허가를 받아 발매에 돌입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특허 존속으로 국내 출시되지 않았다.
 
국내 첫해 성적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차이가 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IMS헬스 데이터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브렌시스는 지난해 2억8000만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2013년 첫해 30억원을 기록했다. 첫해 성적이 브렌시스와는 10배 차이가 난다는 계산이다. 램시마는 지난해 16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브렌시스가 부진한 이유는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브렌시스는 관절염과 건성 등 장기처방해야 하는 질환이 주를 이룬다. 기존 엔브렐을 처방받는 환자를 브렌시스로 교체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달리 램시마는 1년 정도만 치료하는 염증성장질환이 전체 매출에서 절반을 차지한다. 신규환자 유입이 많아 초반 반짝 매출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국내서 초기 시장인 바이오시밀러에 국내 의료진이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 보수적인 인식을 갖는다는 것이 요인으로 분석된다. 브렌시스와 엔브렐이 1개당 가격이 나란히 14만원(보험약가) 정도로 가격 이점이 없다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브렌시스는 주요 상급종합병원에서 처방 가능한 제품 등록이 늦어진 것도 문제다. 국내 판매를 한국MSD에 외부 위탁주는 형태여서 주체적인 영업·마케팅에 한계도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대기업 계열 제약사이지만 국내선 아직 시장 영향력이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며 "의약품 시장은 규제 산업이어서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자본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어 향후 지속적인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이 지난 2015년 열린 회사 설명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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