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대통령 탄핵소추까지 이어진 국정농단 사태에 부역한 인물로 30명이 지목돼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특검팀의 최대 성과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구속기소가 꼽힌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 등을 도와달라는 부정한 청탁 대가로 최순실씨와 박근혜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특검팀은 약속된 지원금까지 포함해 433억2800만원을 뇌물액으로 공소장에 썼다.
이 부회장 구속은 특검팀 수사전체를 놓고 볼 때 분수령과도 같았다. 1차 영장청구가 기각된 뒤 특검팀은 보강수사를 통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 대통령 차명전화 등을 확보해 뇌물사건 핵심 증거를 확보할 수 있었다. 박영수 특검은 이번 사태에서 최씨의 국정농단과 함께 이 부회장이 연루된 정경유착을 꼽았다. 최지성 미래전략실 실장 등 삼성관계자 4명이 불구속 기소됐고, 최씨도 재판에 넘겨졌다. 박 대통령은 뇌물수수자로서 피의자로 입건됐다. 한편 특검팀은 국민연금공단의 삼성물산 합병 관련 사건 수사로 문형표 전 이사장과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을 기소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지원배제 명단) 사건으로 ‘법꾸라지’ 김 전 실장이 구속기소한 것도 특검팀의 소득이다. 김 전 실장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이 정부와 견해를 달리하는 문화예술인과 단체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조윤선·김종덕 등 2명의 전직 문체부 장관도 구속기소됐다.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등 최고위 공직자들이 잇따라 법의 심판대에 세워졌다.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7명을 기소했다.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사건은 대통령비서실 주도의 권력형 범죄”라고 정리했다.
이외에도 특검팀은 이화여대 입시·학사비리 사건에 연루된 최경희 전 이대 총장 등 9명을 재판에 넘겼다. 비선진료 수사를 통해서는 박채윤씨가 구속기소되는 등 6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 특검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친 후 구치소로 돌아가는 호송차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