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지난해 성과연봉제 등으로 시중은행들의 사용자협의회 탈퇴 등 노사간 차질을 빚던 은행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과 개별 은행간 진행하는 개별 교섭(대각선 교섭)을 통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국민은행이 임금협상을 타결한데다 신한·우리·KEB하나은행의 은행장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노사간 협상을 위한 준비가 마련돼 협상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국민은행은 지난 2월 노사간 임금협상을 타결했으며 최근 신한·우리·KEB하나은행의 은행장 교체·연임 등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노사 간 임금 협상 마무리를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장 인선이 마무리됨에 따라 지난해 미뤄진 임금협상을 위해 노조 측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국민은행이 노사간 임금협상을 가장 먼저 타결한 가운데 현재 산별교섭이 어려워진 상황에 따라 대각선 교섭을 통해 임금협상을 서둘러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각선 교섭이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산하에 속하는 각 은행 지부가 금융노조에 교섭을 요청하면 금융노조 위원장과 지부가 함께 교섭위원을 선정하고 해당 금융사와 교섭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동안 은행들의 임금협상은 은행연합회 산하 사용자측 대표인 사용자협의회와 노조측 대표인 금융노조가 산별교섭을 통해 산하 지부와 은행 간 타결로 협상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작년 성과연봉제 도입 관련한 마찰로 시중은행들이 사용자협의회를 잇따라 탈퇴하면서 현재 산별교섭이 불가능한 상황에 따라 대각선 교섭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지난 2월 금융노조와 개별 협상을 통해 임금 인상분을 소급 정산하고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국민은행 노사는 이번 임단협에서 사무직원(LO) L1(계장·대리), L2(과·차장), L3(부지점장·팀장), L4(지점장) 등 직급에 따른 임금 인상률을 1.7%~3.2%로 합의했다.
여기에 금융노조 집행부와 시중은행장들의 인선이 마무리됨에 따라 상견례를 위한 협상 주체가 준비돼 은행들의 임금 협상 타결 가속화도 기대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 말 금융노조와 우리·KEB하나은행 등 노조 집행부 선거를 진행하고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이 선출되는 등 새로운 집행부가 구성됐다"며 "은행들 역시 위성호 신한은행장의 선임 확정과 이광구 우리은행장·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연임 등 인사가 마무리돼 협상을 꾸릴 준비를 마쳤기 때문에 임금협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성과연봉제 등으로 노사간 차질을 빚던 은행들의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대각선 교섭을 통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왼쪽부터) 허권 전국금융산업노조 위원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