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오르면 200만 '뇌관'이 폭발한다. 부동산이 문제였다

입력 : 2017-03-14 오후 5:44:52
한국의 가계부채가 130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것이 원인이다. 사진/뉴시스
 
돈을 벌어도 빚 갚을 능력이 안되는 한계가구가 200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생활비 마련도 버거운 가구가 전체의 20%에 달한다.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이들에게는 치명적이다.
 
미국이 당장 이달 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투데이는 한국신용평가 등의 자료를 인용해 '금융권 부채를 가진 1086만3554가구 가운데 200만가구가 원리금도 제대로 갚지 못하는 한계가구'라고 보도했다.
 
앞서 통계청은 우리나라 한계가구 비중이 12.5%라고 발표했다. 통계청 발표와 민간기업이 추산한 수치가 상당히 큰 차이를 보였다. 정부보다 시장이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증거다.
 
우리나라의 한계가구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은 박근혜 정부의 '빚내서 집사라' 정책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부동산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해 부동산 부양에 나섰다. 경제성장률에는 도움이 됐지만 가계부채가 1300조원을 넘을 정도로 가계의 재정 안전성이 악화됐다.
 
헤럴드경제의 'LTV 완화가 키운 빚폭탄 한계가구 200만' 보도에 따르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60% 초과 ~ 70% 이하 구간의 주택담보대출이 101조원으로 은행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32%에 달했다. 230조원에 달하는 자영업자 대출도 큰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은 한국에 위협적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에도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 추세와 더불어 가계부채를 줄여야 하는 한국 상황에서 한계가구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대출금리가 1% 오르면 한계가구가 6만9000가구 증가하고 부채는 25조원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뚜렷한 해법은 없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7개 금융협회장과의 간담회에서 "상환능력이 미흡한 차주에게 과도한 대출이 취급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당부의 말만을 전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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