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취임식에서 강렬한 메세지 하나를 전달했다. "우리는 '미국산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한다'(Buy American, hire American)는 단순한 두개의 규칙을 따를 것"이라며 미국 제조업 부활에 사활을 걸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은 물론 글로벌 기업들에게 '미국에 투자하라'며 압박을 가했다. 그렇지 않으면 외국에서 생산돼 미국에 수입되는 제품들에 높은 관세를 메기겠다며 협박했다.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도요타, 삼성 등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미국 투자 계획을 밝힌 배경이다.
이방카 트럼프. 사진/AP
트럼프를 지지하는 미국인들은 열광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가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이용해 큰돈을 벌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지난 12일 AFP에 따르면 이방카가의 '이방카 트럼프' 브랜드 제품 가운데 상당수가 중국 공장에서 생산됐다. 심지어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지난해 11월 8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수십톤의 이방카 트럼프 제품이 미국 세관을 통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주 "중국이 불공정 무역으로 미국의 일자리를 훔쳐가고 있다"며 "해외에서 물건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막대한 관세로 벌을 주겠다"고 공언해왔다.
이 같은 논리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이방카의 중국 공장을 폐쇄해야 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방카를 비롯한 가족들이 해외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일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트럼프 가족들의 언행불일치에 할리우드 스타들까지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유명 여배우 스칼릿 조핸슨은 지난 11일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출연해 이방카의 모순됨을 풍자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조핸슨은 향수를 광고하는 이방카로 분장했다. 향수 이름은 '공모 또는 연루된'이라는 의미의 '컴플리시트'(Complicit)로 이방카와 아버지인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를 비꼬았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