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특수본 2기 체제 이후 국정농단 사건 관련 뇌물죄 수사를 본격화한 검찰이
SK(003600)그룹 관련 추가 증거를 확보하면서 대기업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는 16일 김창근 전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김영태 전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부회장), 이형희
SK브로드밴드(033630) 대표이사를 소환한 것과 관련해 "SK그룹 수사는 특수본 1기 때와 특별한 차이는 없지만, 추가로 확보한 증거를 확인하려고 불렀다"라고 밝혔다. 이번 추가 증거는 특수본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함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소환했다"고 덧붙였다.
SK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총 111억원을 출연하면서 이에 대한 대가로 최 회장의 사면과 면세점 인허가 과정에서 특혜를 입은 의혹을 받고 있다. 이번에 소환된 김 의장은 지난 2015년 7월24일 수감 중이던 최 회장을 대신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하며 최 회장 사면에 대해 논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후 지난 1월13일 최순실씨와 안 전 수석 공판에서 김 의장이 지난 2015년 8월13일 안 전 수석에게 "최태원 회장과 모든 SK 식구들을 대신해 사면복권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보낸 문자메시지가 공개되기도 했다.
SK는 2015년 11월 면세점 특허권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하며 사업권을 잃었지만, 지난해 4월 정부는 대기업 3곳에 면세점을 추가로 주겠다고 공고를 내 SK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수본은 이와 관련해 지난 13일 면세점 인허가를 담당하는 관세청 직원 두 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SK에 특혜를 줬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검찰은 SK 수사가 한창이지만 조사 필요성이 있으면 롯데그룹이나
CJ(001040)그룹 등 다른 대기업 관계자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돕고 면세점 인허가 특혜 의혹에 연루된 롯데는 수사 대상 1순위다. 처음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45억원을 출연한 롯데는 이후 75억원 추가 지원을 요청받은 뒤 실제 70억원을 또 냈다가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 압수수색이 있기 전 돌려받았다. 두 재단 출연 대가로 검찰 비위 조사를 피해갔다는 의혹이 들만한 정황이었다.
김창근(왼쪽부터) 전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김영태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가 16일 오전 검찰 특별수사본부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