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분양물량 '축소'…”금리인상 등 영향”

"재건축 분양가·차기 정권 부동산 정책에 영향"

입력 : 2017-03-17 오전 6:00:00
올해 국내 조기 대선에 미국 금리인상 발표까지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부동산시장이 혼돈에 빠지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이 분양물량을 대폭 축소하면서 부동산시장 변화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몸집을 줄여 시장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혹시 모를 리스크를 관리해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1월 13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지구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오피스텔' 모델하우스에 많은 시민이 몰려 관심을 보인 모습. 사진/뉴시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택시장 호황과 함께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호반건설은 올해 7000여 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지난해 1만2000가구와 비교하면 약 40% 가량 줄어든 수치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호반건설의 분양계획은 유동적이라는 점인데, 시장 상황에 맞춰 접근방식을 잡는다”면서 “다만 작년과 재작년 분양시장이 활황을 맞으면서 올해 다소 보수적인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미건설과 중흥건설 역시 전년 대비 약 20~25% 축소한 분양물량을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기조에 최근 대형 건설사들까지 동참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올해 분양물량은 1만9570가구였으나, 최근 1만4127가구로 약 28% 분양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현대산업개발은 국내 주택시장에 예상치 못한 국내외 변수가 쏟아지자, 연초 세운 분양계획을 신속히 수정한 것이다.
 
주택시장의 강자인 대림산업 역시 올해 1만8037가구로 지난해 2만3355가구보다 축소됐다.
 
특히 일반 분양의 경우 1만9783가구에서 1만756가구로 9000가구 이상 줄였다. 이에 대림산업은 발 빠르게 해외로 눈을 돌리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몇 년간 쏟아낸 분양물량이 2~3년이 지나 입주시기가 다가오면서 분양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매매 및 전세물량이 급증해 부동산시장이 자칫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박인호 숭실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금리인상은 시작됐고, 미국 금리인상은 앞으로 2~3회 정도 올릴 가능성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면서 “여기에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격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최승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모니터 부장은 “최근 2~3년간 건설사들이 분양을 많이 하면서 입주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차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가장 중요한데, 규제를 풀고, 공급 조절에 나서면 부동산시장이 급격히 침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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