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엔지니어링과
대림산업(000210)이 이란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잭팟을 터트렸다. 국내 주택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대우건설(047040) 역시 대규모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하면서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이들 건설사들은 국내외서 잇따라 수주 낭보를 울리며 올해 목표 달성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성상록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오른쪽)과 국영정유회사인 아흐다프사의 아쉬가르 아레피 사장이 ‘사우스파12 2단계 확장공사’ 계약서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과 함께 지난 12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란국영정유회사(NIOC)의 계열사인 아흐다프(AHDAF)가 발주한 ‘사우스파12 2단계 확장공사’를 수주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역대 최대 규모인 총 3조8000억원의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고, 현지에서 본계약을 체결했다. 무엇보다 이번 수주는 국내 건설사가 이란에서 수주한 공사 중 최대 규모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같은 날 대림산업 역시 이란 이스파한 오일 정유회사(EORC)의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 공사 계약을 체결해 수주를 최종 확정했다. 대림산업이 단독 수주한 이 프로젝트는 2조2334억원에 달하는 플랜트 공사다. 앞서 지난 7일 대림산업은 터키 차나칼레 교량 사업을 위한 협약체결을 공시한 바 있다.
사업 수행을 위한 SPC(특수목적법인)가 발주처와 본 실시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착공일은 오는 18일로 알려진 이 공사는 총 3조760억원으로 대림산업의 도급액은 25%인 7690억원이다. 대림산업의 올해 해외수주액은 총 4조원 규모로 지난해 2조7000억원에 비해 크게 증가한 금액이다. 해외사업에 큰 공을 들이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국내 도시정비사업에서 3조264억원을 수주하면서 강한 면모를 보여왔으나, 올해 들어 해외수주 목표를 크게 늘리고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년간 각국은 에너지와 인프라 투자가 위축됐으나, 올해부터 중장기 투자 사이클이 재개될 예정”이라면서 “이란의 경우 최근 70억달러 규모의 화학플랜트 투자 계획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간의 공급과잉 해소, 경기부양에 따른 화학제품 수요 증대로 국내 건설사들에게 수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대우건설은 국내에서 대규모 사업을 연이어 따내면서 이들 건설사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동부건설과 함께 국내 주택사업의 강점을 살려 지난 11일 부산시 남구 감만1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대지면적 30만6884㎡에 59개동 9777가구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을 시공하는 사업으로 도급액만 무려 1조4821억원에 달한다.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의 지분은 각각 70%(1조375억원), 30%(4446억원)다. 특히 대우건설은 1조원이 넘는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한 게 처음이다.
해외 저가 수주로 곤혹을 치른 대우건설은 지난해부터 국내 주택사업에 모든 힘을 쏟아 붙고 있다. 지난해 총 2만8666가구를 분양해 업계 1위를 기록했고, 중도금과 잔금 등 분양대금이 올해 집중적으로 입금될 경우 영업이익이 1조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