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발 ‘골재 파동’이 현실화되고 있다. 건설용 모래 채취를 막으면서 수급 불균형이 이뤄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골재, 레미콘, 건설 등 업체들에서 받은 탄원서를 취합해 다음주 국토해양부와 해양수산부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해 EEZ 골재허가는 올해 1월16일 전면 중단됐으나, 지난 2월28일 국토부와 해수부가 협의를 통해 일부 물량에 대한 채취가 허가됐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수요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지난 한 해 국내 건설업계의 모래 수요량은 약 1200㎥만이었으나, 올해부터 연간 650만㎥로 모래 채취 허가량을 일시적으로 제한했다.
골재 채취 중단으로 인해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모래 가격이 폭등하면서 공사 중단 등 건설업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서 조사한 최근 3개월간 모래가격 상승이 공사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사진/김영택 기자
실제로 지난해 12월 골재가격은 ㎥당 1만5500원에서 올해 2월 ㎥당 2만8500원으로 치솟았다.
이와 함께 부·울·경 민간공사 기성액 17조4000억원 가운데, 골재가격 상승으로 인해 민간 발주자 부담액이 1914억원이 추가됐다고 대한건설협회는 강조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동남권 골재, 레미콘, 건설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 15만여명의 생계가 큰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객관적 근거 없이 ‘EEZ 골채채취가 어획량 감소’ 원인이라는 주장은 산업간 갈등만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어업계와 건설업계 모두 동의하는 연구기관의 어업피해조사 연구를 통해 산업계간 불식 해소가 필요하고, 정부는 중장기적 골재대체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모래를 수입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지리적으로 중국, 일본, 북한 등이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지만, 중국은 지난 2006년 12월14일 모래를 수출금지 품목으로 지정했고, 일본은 골재부족, 북한은 정치적 이유 등으로 수입이 불가능하다.
또 여주준설토 적치장과 낙동강 주변 강모래를 부울경까지 운반해 사용하는 방안 역시 거리가 330km로, 운송비만 ㎥당 약 6만6000원에 달해 현실성이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낙동강 역시 4대강 사업종류 이후 ‘하도유지 관리기준’에 따라 모래 채취가 불법이다.
남해 EEZ 골재허가가 중단되면서 골재 수요량에 턱없이 부족하다. 이로 인해 건설업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