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스카이데크를 전환하겠습니다. 하나, 둘, 셋."
발을 디디고 있던 회색 바닥이 카운트다운과 함께 투명한 유리로 변했다. 유리를 뚫고 500m 아래 석촌호수의 모습이 보이자 일제히 탄성이 터져나왔다.
21일 123층, 555m에 달하는 국내 최고, 세계 5번째 높이의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찾았다. 롯데월드타워는 다음달 3일 정식 개장을 앞두고 있다. 오피스, 레지던스, 호텔, 전망대 등으로 구성된 롯데월드타워의 백미는 역시 국대 최대 높이의 전망대였다.
전망대 '서울 스카이'는 롯데월드타워의 117층부터 꼭대기층인 123층까지 모두 7개 층을 쓰고 있다. 이 곳에서는 전면을 둘러싼 유리를 통해 서울의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한 눈에 펼쳐진다. 날씨가 좋을 때에는 가시거리가 최대 40㎞까지 나와 인천 송도와 서해까지 관망이 가능하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이 날은 가시거리가 5㎞에 불과했다. 한강 건너편에 있는 아차산과 어린이대공원도 흐릿하게 보였다.
세계 최고 높이의 투명 유리 바닥 전망대인 '스카이데크'는 118층에 자리하고 있다. 평소에는 불투명한 바닥이지만 전류를 조작하면 순식간에 투명한 유리로 바뀐다. 45㎝ 두께의 유리 바닥 전망대는 성인 222명의 무게를 견딜 수 있다.
롯데월드타워 118층 전망대 '서울스카이'의 '스카이데크'에서 내려다 본 잠실 도로변. 자동차가 신발보다 작아 보인다. 사진/원수경 기자
서울스카이까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는 상행과 하행 한 대씩 총 두 대가 운영된다. 두 대가 위아래로 붙어 동시에 이동하는 더블데크 엘리베이터로 지하1층과 지하2층에서 함께 움직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에서 118층 서울 스카이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60초. 세계 최단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실제로 엘리베이터 한 대를 보내고 다음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118층까지 올라갔다 내려왔다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짧았다.
초고층빌딩인 만큼 엘리베이터 안전에도 신경을 썼다.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서는 지하에서 보안검색대를 거쳐야 한다. 엘리베이터 문 위에는 승하차객 숫자를 세는 센서도 달려있다. 초고층건물에서 발생하는 바람의 간섭을 줄이기 위해 문도 이중으로 마련됐다.
하지만 지난 19일 임직원 가족을 대상으로 한 전망대 관람 행사에서 엘리베이터가 30분간 작동을 멈추는 사고가 있었다. 이와 관련해 롯데물산은 정식 오픈 전 일주일 동안 정밀 점검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금영민 롯데물산 기술안전부문장은 "엘리베이터 바깥쪽 센서의 문제"였다며 "국내 기술자들과 일본 엘리베이터사 오티스에서 파견된 기술자들이 와서 정밀점검을 하면 큰 문제없이 운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망대 아래 108층부터 114층까지는 프라이빗 오피스 시설인 '프리미어7'이, 76층부터 101층까지는 국내 최고 높이 럭셔리 호텔 '시그니엘서울'이 있다. 총 235개실이 있는 시그니엘서울의 자랑거리 역시 전망이다. 건물 안쪽에는 객실을 만들지 않아 모든 객실에서 서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미쉐린 3스타 셰프인 야넥 알레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스테이'도 운영한다.
호텔 아래 42~71층에는 업무와 사교, 거주 공간인 '시그니엘 레지던스'가 들어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그룹 관련 현안이 완료되면 시그니엘 레지던스에 입주할 예정이다. 14~38층은 오피스 공간이다. 롯데물산을 비롯해 롯데케미칼 본사와 롯데그룹 경영혁신실, 비즈니스유닛(BU)장 사무실 등이 이 곳에 들어온다. 먼저 18층에 자리 잡은 롯데물산의 사무실은 스마트오피스로 꾸며져 있었다. 고정된 자리 없이 그날그날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사무실을 카페식, 도서관식으로 꾸몄다. 고정석이 없는 대신 개인 짐을 보관할 수 있는 사물함이 넉넉하게 마련돼 있었다.
롯데월드타워는 "서울에도 세계적인 명소 하나쯤 있어야 뉴욕이나 파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건물이다. 롯데물산은 오픈 후 2021년까지 연평균 500만명의 해외 관광객들이롯데월드타워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간 10조원의 경제효과와 2만명의 고용창출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그랜드오픈 전야인 4월2일에는 약 11분간 불꽃축제가 열린다. 롯데월드타워가 보이는 서울 전역에서 100만명이 관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현철 롯데물산 대표는 "모두가 하나 돼 함께하는 화합의 불꽃을 쏘아 올리려 한다"며 "새해맞이 불꽃쇼로 유명한 대만 타이페이101타워, 두바이 부르즈할리파에 못지 않게 롯데월드타워 불꽃쇼도 세계적인 명품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에서 서울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롯데물산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