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며 원화 가치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22일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 약세, 원화 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는 코스피에 훈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날 장중 1100선에 근접하기도 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1122.5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연초 환율은 1200선을 기록했었지만 3개월 만에 원화가 8% 가량 절상됐다. 이는 다른 통화 대비로도 가파른 절상률이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책 기대감이 낮아지는 것이 달러 약세를 부추기고 있는 가운데, 오는 4월 미국이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4월 미국 재무부 환율 보고서를 앞두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트럼프 케어 법안이 오는 23일 하원에서 통과될 가능성도 약화되고 있어 이후 인프라 투자와 세제 개혁안 등 시장이 기대하던 트럼프 정부의 정책 시행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는 신흥국 증시 투자와 외국인 매수를 부추기며 국내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원화는 코스피 외국인 수급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며 “추세적인 원화 강세는 우호적인 외국인 수급 환경을 조성해 증시에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되도록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 역시 "미 금리 인상 이후 신흥국 증시가 매우 강세인데 이는 FOMC후 세계 자금들이 달러강세 전략을 접고 대신에 약세에 베팅을 늘렸기 때문"이라며 "한국을 포함한 수출 신흥국증시 투자전략이 4월까지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원화가 강세를 보이게 되면 수출주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시되고 있지만,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원화가 강세를 보일 때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 지수의 성과 부진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원달러 환율이 추세적으로 10% 이상 하락했던 케이스가 5번 있었지만 내수주가 수출주를 아웃퍼폼했던 기간은 한 번 뿐이었다”라면서 “원화 강세에도 오히려
아모레퍼시픽(090430),
NAVER(035420) 등의 기업은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로 국내 시장 의존도를 낮추는데 성공하며 성과가 두드러졌다”고 덧붙였다.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