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조사 끝낸' 검찰, 우병우 정조준

이미 개인 비리 중심 수사 진행 중…조만간 소환 가능성
박영수 특검 등 특검팀, 검찰 강력한 수사 촉구

입력 : 2017-03-22 오후 4:34:28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검찰이 앞서 검찰 특별수사팀과 박영수 특별검사팀 '그물망'을 유유히 빠져나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수사에 속도를 낸다. 개인 비리 확인은 물론 특검팀이 넘긴 직무유기 등 의혹도 특수본 2기가 해결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 조사를 마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제 우 전 수석 수사에 전념할 기반을 마련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22일 우 전 수석 수사 관련해 "진행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미 특수본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이근수)를 전담팀으로 꾸려 우 전 수석을 정조준하고 있다. 우 전 수석은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 관련 직무유기 혐의,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실 해체·세월호 수사 관련 외압 의혹, 가족회사 '정강' 횡령 혐의, 아들의 의경 복무 시 보직 특혜 논란 등 여러 의혹을 받고 있다.
 
특수본은 먼저 우 전 수석 개인 비리를 세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으로 발탁된 2014년 5월 이후에도 '정강'에 수억원을 입금한 투자자문회사 M사 사무실을 지난 14일 압수수색했고 이튿날 M사 대표 서모씨를 소환했다. 우 전 수석은 이 돈이 부동산 투자 수익을 돌려받은 것이라 주장했다. 서씨는 우 전 수석이 청와대에 재직할 때 자동차 부품업체 한일이화 사외이사가 됐는데 공교롭게도 우 전 수석은 2013년 유모 한일이화 회장이 1700억원대 배임 혐의로 기소된 사건 초기 변호를 맡았었다.
 
이외에 검찰은 의경 복무 시절 보직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우 전 수석 아들 우모씨가 1월 학업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사실을 확인하고 14일 법무부에 입국 시 통보 및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2015년 4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경비대에 배치됐던 우 전 수석 아들은 불과 두 달 만에 의경 내 '꽃보직'으로 통하는 서울지방청 경비부장 운전병으로 전출됐다. 이는 부대 전입 또는 잔여 복무 기간이 4개월 이상일 때 전출이 가능한 의경 행정대원 전보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특수본 2기에 앞서 특별수사팀과 특검팀은 우 전 수석 수사를 완성하지 못했다. 검찰은 특수본 1기 출범에 앞서 지난해 8월 윤갑근 대구고검장을 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우 전 수석 수사를 맡겼지만 '부실 수사' 논란만 빚으며 뚜렷한 성과 없이 4개월 만에 해산했다. 이후 출범한 특검팀도 특검법에 명시된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혐의로 제한된 수사를 펼친 뒤 지난달 1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3일 우 전 수석 수사와 관련해 "우 전 수석은 영장 재청구를 하면 100% 발부될 것"이라며 "(저희가) 부족할 부분을 보완할 시간이 없어서 재청구하지 못했다. 그래서 불구속기소 하지 않고 (검찰에) 넘긴 것"이라고 밝혔다. 또 "검찰은 수사 대상 제한이 없지만, 저희는 '정강' 횡령 같은 것들이 수사 대상이 아니다"며 검찰에서도 아마 (수사) 안 할 수도 없고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검찰의 확고한 수사 의지를 촉구하면서도 앞으로 마음껏 수사할 '멍석'을 깔아줬다. 다른 특검팀 관계자들도 검찰이 우 전 수석 개인 비리를 수사하면 나올 수밖에 없다며 검찰을 압박했었다. 
 
이번만은 '봐주기' 논란을 피하고 싶은 검찰로써도 신중하게 우 전 수석 수사에 접근하고 있다. 검찰은 관계자들을 소환해 최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조만간 당사자인 우 전 수석을 직접 불러 조사하고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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