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골프존(215000)이 기존 사업주만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시작한지 불과 3개월 만에 신규창업을 허용하고 나섰다. 기존 사업주들의 상권보호와 가격 안정화를 위한 대안으로 시작한 가맹사업이 오히려 시장내 과당 경쟁을 부추기는 꼴이 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골프존은 다음달 1일부터 신규 창업자를 모집한다는 내용을 22일 자체 온라인 시스템인 골프존라이브매니저(GLM)을 통해 공지했다. 가맹사업은 스크린골프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나왔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간 시범운영을 거쳐 올 1월부터 전국적으로 가맹전환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상은 기존 사업주다. 가맹점주의 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신규 창업도 제한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일 기준 전국 4960여 곳 가운데 320여 곳이 골프존 가맹점으로 등록된 상태다.
하지만 다음달부터 기존 사업자뿐 아니라 신규 창업자에게도 가맹점 가입을 허용하면서 시장 경쟁은 더 격화될 것이란 우려다. 상생을 목적으로 시작된 가맹사업이 오히려 기존 사업주들의 생계를 위협하게 된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스크린골프 관련 단체의 한 임원은 "기존 매장과 기계 수를 줄여 포화된 시장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업주들의 요구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골프존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조사한 상권 데이터를 근거로 매장 밀집 지역을 피해서 제한적으로 허용할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골프존은 다음달부터 신규창업과 함께 가맹점 지역총량제(CAPA)도 시행한다. 지역총량제는 시장 과포화를 억제하기 위해 상권, 인구 수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정 점포수를 설정한 정책이다. 지역총량제 초과 지역에 대해서는 영업상권 보호를 위해 가맹점 출점을 제한한다고 명시했다.
문제는 이 정책에 기존 사업주는 배제시켰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지역총량제에 따라 적정 점포가 5곳인 A지역의 경우 가맹점으로 전환하지 않은 기존 스크린골프장 5곳이 현재 운영되고 있더라도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신규가맹점 5곳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골프존 관계자는 "그 지역에 적정 점포 수를 산정하고 그 숫자 이상으로는 가맹점을 받지 않는 방식"이라며 "다만 가맹점 전환을 꺼리는 기존 사업자들은 회사 측에서는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개인사업자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상권을 법적으로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국 스크린골프장 가운데 가맹점으로 전환한 곳은 6%에 불과하다. 결국 골프존의 지역총량제로 보면 대부분 지역에서 신규 창업의 여지가 남아있는 셈이다. 서울 구로구에서 스크린골프 매장을 운영하는 조모씨는 "안그래도 시장이 포화상태인데 신규 가맹까지 들어오면 먹고살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그렇다고 가맹점에 등록하자니 매달 지불하는 로열티는 물론이고 초기 비용도 높아 부담이다"고 말했다.
골프존파크 가맹점의 요건은 현재 '비전', '비전플러스' 버전을 '투비전'이나 '투비전 프로'로 교체하는 것이다. 투비전의 경우 30만원이며 투비전 프로의 경우 기계를 교체하기 때문에 한 대당 1500만원의 비용이 부담된다. 초기 비용 역시 만만찮다. 초도 가맹비, 교육비, 행정비 등 최소 1250만원에서 최대 150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여기에 매달 가맹점 로열티 30만~70만원을 부담도 더해진다. 표준인테리어도 5년안에 시공하며 시공비용은 평당 170만원 수준이다.
골프존은 다음달 1일부터 신규 가맹창업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문을 자체 온라인 시스템인 골프존라이브매니저(GLM)을 통해 공지했다. 사진=골프존라이브매니저 화면 캡쳐.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